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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망 규탄 시위, 美 전역으로···성조기·경찰서 불타
입력 2020.05.30. 10:23 댓글 0개CNN 본사서 "흑인 목숨도 중요" 깃발 들어
백악관 봉쇄령…미니애폴리스, 야간 통행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양소리 기자 =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비무장 상태로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시위는 사건이 벌어졌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뿐 아니라 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는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경찰서, 식당 등에 불을 지르고 마트 물건을 훔쳤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도 불탔다.
이날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백명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CNN 본사로 몰려갔다. 이 과정에서 CNN 로고가 스프레이로 칠해지고 건물 유리창이 깨졌다. 한 시위자는 스프레이로 '사랑(#Love)'이라고 적었다.
한 남성은 CNN 로고 조형 위에 올라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고 적힌 깃발을 흔들어 환호받았다.
시위대는 경찰에게 병을 던지며 "경찰 일 그만둬라"고 소리쳤다. 또 인화성 물질을 촉진제로 사용해 성조기에 불을 붙였다. 여러대 경찰 차량의 창문이 깨졌다.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진화됐다.
경찰은 신속히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시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흑인 CNN 기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그대로 생방송됐다. 8년차 기자인 오마르 히메네스는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며 "당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옮기겠다"며 "지금은 생방송 중이다.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어디든 옮겨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곧장 히메네스 기자와 촬영팀 등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이 이들에 수갑 채우는 장면까지 그대로 방송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깊이 사과한다"며 CNN 보도팀을 즉시 석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시위가 일어나 한때 백악관이 봉쇄령을 내리고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봉쇄령은 이후 해제돼 직원과 언론에 입구와 출구를 개방했다고 CNN은 전했다. 시위대는 백악관을 떠나 의사당으로 향했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 위치한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일부 시위대는 물병 등을 경찰에게 던졌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다른 흑인의 이름을 외쳤다.
시위대가 물병을 던지자 경찰은 눈을 아프게 하는 화학물질 스프레이를 2차례 뿌렸다고 AP는 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네소타 시위대와 함께 서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시위로 고속도로가 일시 폐쇄됐다.
텍사스주 휴스턴 시내에는 수백명이 모여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했다. 이들은 "경찰의 잔혹함을 끝내라" 등의 손팻말을 든 채 시청으로 행진했다. 휴스턴 경찰은 평화로운 시위에서 폭동을 일으키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콜로라도주 덴버 시위에서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마이클 행콕 덴버 시장은 "폭동과 시위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지 말자. 잃어버린 생명에 초점을 맞추자"고 호소했다. 경찰 3명이 다쳤으며 13명이 절도, 폭행 등 혐의로 체포됐다.
약탈과 과격 시위가 이어지자 월즈 주지사는 미니애폴리스와 인근 세인트폴에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sou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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