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헤비메탈 저리가라, 사물놀이 포에버···'김덕수전'
입력 2020.05.30. 06:00 댓글 0개[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단(異端)이 정전(正典)이 돼 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행운, '사물놀이'가 그 축복을 내려주고 있다.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 음악극 '김덕수전(傳)'은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의 개인사를 통해 '당당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사물놀이의 역사를 톺아봤다.
개인적인 삶이 모두가 기억하는 역사가 되면서, 공연예술로 조망되는 순간 '절대적인 무엇'을 마주하게 된다. 이동연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 제작총괄과 극본을, 극단 골목길의 대표인 박근형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는데, 다큐와 공연이 결합된 형식으로 객관성이 담보된 예술성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사물놀이'는 그 위압감에서 느껴지는 것과 달리 역사가 길지는 않다. 물론 불교 전통음악에도 '사물'이라는 명칭과 형식이 있었지만, '놀이'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장르로 탄생한 것은 1970년대 공연예술의 발화점으로 통하는 소극장 '공간사랑'에서였다.
1978년 2월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남사당패인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 김용배 등 4명이 만들어냈다. 연출가 겸 공연기획자로도 활약한 민속학자 심우성 선생 역시 '사물놀이'의 산파로, 이 명칭을 붙여주었다.
이들이 사물놀이를 막 시작했을 때는 특유의 역동성과 자유로움 때문에 "국악계의 이단아들"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천둥 꽹과리, 비 장구, 구름 북, 바람 징 등 각자 자연의 상징성을 머금은 네 악기가 동시에 울려 퍼지며 빚어내는 폭발적인 화음에 많은 이들은 국악의 새로운 환희를 봤다.
극은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사물놀이 탄생 이전을 다뤘다. 6·25 한국 전쟁 중이던 1952년 태어난 '국악신동' 김덕수 명인이 1957년 아버지가 계시던 남사당의 새미(무동)로 데뷔를 하면서 연희에 입문, 1961년 당시로는 최고 공연단체이자 혜은이가 보컬로 나선 '낙랑악극단'에서 활동하던 때를 거쳐 1960년대 한국민속가무악단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공연한 이야기를 담았다.
한편의 짧은 음악극처럼 펼쳐지는데 김덕수 명인의 부친을 연기하는 안무가 겸 무용수 정영두의 정갈한 몸짓과 선한 표정, 어린 시절 김 명인의 무등 타는 장면을 재현한 어린 덕수 역의 강리우의 끼와 재능이 인상적이었다.
2부에서는 헤비메탈의 강렬함을 능가하는 사물놀이의 폭발성이 현현했다. 비를 상징하는 장구의 연주에 맞춰 스크린에서 빗방울이 다양하게 튀는 '인터랙티브 장면'을 구현한 '설장구 놀이'도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김 명인은 '불로상회'라는 이름의 잡화점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불로는 늙지 않음을 가리킨다. 고전은 늙지 않는다. 사물놀이는 몇 십 년 만에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젊은 기운은 여전히 갓 태어난 것처럼 펄떡 거린다. 명실상부 고전이 된 순간을 이날 공연은 압축했다. 홍길동전, 춘향전, 흥부전도 아닌 '김덕수전'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세종문화회관과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김 덕수 명인의 데뷔 63주년을 기념해 올린 작품이다.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무료로 공개, 애초 28일부터 31일까지 예정됐던 공연의 초대표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 이례적으로 드레스 리허설까지 관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물류센터 발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오프라인은 28일 공연만 하고 29일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네이버TV)으로 대체, 30~31일은 취소했다. 오프라인 공연 한번만 하기에는 아깝다. 공동체가 어울려야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는 우리 연희에 대한 갈망을 더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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