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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행정명령에도 트럼프 '약탈 총격' 트윗 못보게 숨겨버려

입력 2020.05.29. 20:09 댓글 0개
트럼프의 '총격' 트윗을 못보게 내린 뒤 클릭하면 볼 수 있다는 트위터의 고지문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트위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군의 총격이 시작된다"는 미니애폴리스 시위 관련 트윗의 내용을 문제삼아 일단 포스트를 차단한 뒤 경고를 클릭한 다음에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간접봉쇄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새벽(현지시간) 미네소타주 경찰의 과도한 경부압박으로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되자 군 동원을 시사하며 약탈자에 대한 총격 방침을 밝히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트위터는 얼마 후 대통령의 트윗 글을 곧바로 읽을 수 없게 숨긴 뒤 대신 그 자리에 원칙 위배에 따른 차단 조치의 고지문을 올렸다. 이 통고를 읽고 클릭해야 트럼프의 '약탈 총격' 트윗이 떠오른다.

트위터는 차단 고지문에서 "이 트윗은 '폭력성 미화 (금지)'에 관한 트위터의 원칙을 어겼다. 그러나 트위터는 이 트윗이 접근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다. 위반 고지문을 싣은 조건으로 트윗을 살려둔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대통령으로서는 지나치다싶게 트위터 트윗을 효과적인 선전도구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트위터는 이틀 전인 27일 트럼프가 올린 "우편투표는 사기" 트윗에 처음으로 '사실 검증이 요하는 글'이라는 레벨을 달았다.

트럼프의 애용과는 상관없이 진보적인 색채의 트위터는 러시아의 온라인 반정보살포 방식에 의한 미 대선 개입이 확인되자 지난해 내용이 수상한 트윗에 대해 이런 레벨과 차단 경고문을 싣는 '개입' 방침을 정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의 '팩트 체크' 레벨에 불같이 노해 다음날인 2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쇼셜미디어 플랫폼에 27년 전 법을 통해 부여했던 자율성 특혜를 취소하라는 행정명령과 입법 의지를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은 같은 발간물임에도 오프라인 출판사와 달리 포스트 내용에 대해 거의 법적으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트위터는 한나절 전 나온 트럼프의 행정명령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팩트 체크' 딱지 이틀이 지나지 않아 대통령의 트윗을 '폭력성 조장 및 미화' 딱지를 붙이고 서슴지 않고 글을 (일단) 내려버린 것이다.

한편 미네소타주 비무장 흑인 사망 사건은 닷새 전인 25일(월) 발생했으며 시위가 사흘 밤 이어지면서 다른 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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