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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 "노태우 장남, 역사 왜곡 회고록부터 개정해야"
입력 2020.05.29. 15:39 댓글 0개"진정성 있는 사과는 회고록 개정·진상규명 협조"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4)씨가 오월영령에 아버지 명의의 조화를 바친 것과 관련해 5·18민주화운동 단체는 '진정한 참회로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개정 약속 이행과 5·18 진상 규명 협조 등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등에 따르면, 노씨는 이날 오전 11시40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노씨는 추모탑 앞 참배광장에 노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헌화했다. 조화에는 '13대 대통령 노태우 5·18 민주영령을 추모합니다'고 적혀 있었다.
노씨는 김의기·김태훈·윤한봉 열사의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전했으며,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이동해 이한열·이재호 열사 묘소도 참배했다.
이에 대해 김이종 5·18부상자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사죄 의사를 전하는 것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오월 3단체와 공식적으로 만나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광주 방문 당시 약속했던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개정판 출판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군부의 진압 책임을 회피한 듯한 문구가 담긴 책을 버젓이 내놓고 참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씨는 광주를 찾아 신군부의 책임을 부정한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개정판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며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문제가 된 회고록은 지난 2011년 펴낸 것으로, '5·18의 진범은 유언비어'라는 주장이 담겨 있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김영훈 5·18유족회장은 "노씨의 잇단 참회 행보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겠다. 아버지의 뜻이 얼마나 담긴 것이고, 무엇을 사죄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며 "진정 노 전 대통령의 뉘우침을 아들로서 대신 전달하는 거라면 변죽만 울리지 말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신군부의 주역인 아버지 이름으로 열사들에게 헌화한 것은 참회의 뜻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5·18 비극과 신군부 독재의 책임이 있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의 직접 사과가 중요하다. 자신의 육성으로 오월영령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대리 사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진상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항쟁 당시 진압 관련 기록물 등 미완의 과제를 푸는데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적극 공개·협조해야 한다"며 "한발 더 나아가서 행동으로 나서야 진정한 참회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씨는 지난해 8월23일 신군부 지도자의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같은 해 12월5일에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전시관을 둘러봤고, 오월어머니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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