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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정부의 키스톤XL송유관 공사재개 항소 기각

입력 2020.05.29. 08:29 댓글 0개
TC에너지의 미-캐나다 1900km 짜리
몬태나 구간에서 원주민 환경단체 소송에 중단
"코로나 19 위기에서 원주민 보호 절실"
[ 빌링스( 미 몬태나주)= AP/뉴시스]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키스톤XL 대형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는 몬태나주 원주민들이 지난 해 10월 29일 공사현장에서 수원지 오염방지 등을 요구하며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빌링스 ( 미 몬태나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 연방 항소법원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새 석유및 가스 송유관 설치공사의 재개 허가를 기각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송유관 설치 공사 70여개를 지연시키고 회사에 약 20억달러 ( 2조 4800억원)의 손해를 입힐 수 있는 판결이라고 회사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원래 캐나다의 오일 샌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기 위해 설치하려던 대형 소유관 키스톤XL에 대해 원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 등이 중지 소송을 내면서 시작되었다.

TC에너지가 추진하는 무려 1900km 길이의 이 대형송유관은 캐나다 국경지대에서 몬태나주를 잇는 미국내 첫 공사구간의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10년전부터는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엄청난 논쟁이 시작되었고 결국 환경단체와 원주민들의 반대로 중단을 겪었다.

사우스 다코타주의 로즈버드 슈족과 몬태나주 포트 벨크냅 원주민 보호구역의 아시니브완, 그로 방트르 부족을 대변하는 미국원주민권리기금의 변호사 매튜 캠벨은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서 원주민 보호는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며 최소한 공사재개 중지라도 쟁취해야 한다며 소송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80억달러 짜리 송유관 공사에 대한 열렬한 후원자로 2018년 법원이 공사금지 판결을 내리자 이를 뒤집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송유관 건설을 허가했던 공사구간 토지소유자인 미국 공병부대는 이번에 내려진 판결에 대해서는 법정 다툼이 계속 중이므로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번 중단명령을 내린 미 연방 지법원의 브라이언 모리스 판사는 몬태나의 법정에서 미국 공병부대가 2017년 공사 재개시에 원주민이나 환경보호단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판단했다. 공사가 재개될 경우 생태계 파괴와 여러 야생동물 종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도 말했다.

[필립스 카운티( 미 몬태나주)=AP/뉴시스] 올해 3월 11일 미 토지관리국이 공개한 미국 몬태나 주의 키스톤 XL 대형송유관 건설 루트 현장 사진.

모리스 판사의 판결에 대한 긴급 중지 신청을 낸 회사측과 행정부에 대해서 이번 제9차 연방순회항소법원도 2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가 이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법원이 더 이상 개입을 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법적 해결에만 수 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송유관 건설회사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일괄 허가증이 없기 때문에 공사구간에 따라서 수없이 많은 각각의 공사허가증을 취득해야 하며 어떤 때에는 수 백개의 강이나 지류를 건너는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현재 지연되고 있는 70군데 이상의 공사에 1년 이상의 기간이 더 소요되어 비용이 2억달러 이상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건설사인 API측 법무 대리인 폴 아폰소변호사는 말했다.

하지만 송유관 중단 소송에 나선 원주민과 환경보호단체들은 공사를 재개할 경우 무려 1000명에 달하는 공사장 인부들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으며 송유관과 공사용 건설물들이 토양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이미 몇년이나 늦어진 공사 때문에 송유관회사 측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이용해서 송유관 일부라도 공사를 마쳐 앞으로 건설 중단을 더 어렵게 만들려 하고있다고 원고측 변호사들은 공사 중지 신청을 심의하는 원격화상회의에서 주장했다.

원고측은 이번 건설 계획에 들어있는 1천여명의 인부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설 캠프를 짓는 계획도 현지 농업인구와 원주민들의 방역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주민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기초 건강보험 서비스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설상가상 새로운 외부 유입까지 가세하는 건 안된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사우스 다코타주의 로즈버드 슈족과 몬태나주 포트 벨크냅 원주민 보호구역의 아시니브완, 그로 방트르 부족을 대변하는 미국 원주민권리기금의 변호사 매튜 캠벨은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서 원주민 보호는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며 항소심에서 송유관 공사재개 중지요청이 번복되지 않은 것에 안도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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