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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괴질' 지역사회 감시체계 제대로 가동될까?

입력 2020.05.28. 16:19 댓글 0개
등교수업 시작한 학교, 1차 감시망 지자체 모두 '정보 부족'
[서울=뉴시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28일 오전 8시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2020.05.28. photo@newsis.com

[의정부=뉴시스] 이호진 기자 = 방역당국이 ‘어린이 괴질’로 알려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감시체계를 가동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의심사례가 발견되면서 자녀를 학교에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등교수업이 시작된 일선 학교와 1차 방역 감시망인 지자체 보건소에는 관련 지침조차 없는 상태여서 지역사회 감시체계에 공백이 우려된다.

28일 방역당국과 경기북부 지자체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유럽과 미국 등 13개국에서 발생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의 국내 발생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된 국가에서 집중 발생해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던 국내에서의 발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방역당국의 감시체계 가동 하루만에 2건의 의심사례가 발견되면서 경각심이 높아진 상태다.

일단 발병하면 고열, 발진과 함께 2개 이상의 장기에 침범해 염증을 일으켜 경우에 따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가와사키병처럼 전염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견된 새로운 병증인 탓에 코로나19와의 연관성 외에 병원체 등 관련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모든 것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단계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 감염자 중 일부에게서 나타난 면역과잉반응(사이토카인 폭풍)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나 추가적인 의심사례가 발견돼 검사와 연구가 누적돼야 명확한 판단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단 방역당국의 감시체계가 가동되기는 했지만, 지역사회에서의 감시망이 제대로 가동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등교개학이 이뤄지고 있는 각급 학교와 지역 의료기관의 의심사례 보고가 접수되는 지자체 보건소에는 아직 아무런 지침도 내려오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위험도 판단도 지자체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지자체 보건소 관계자는 “지역 의료기관에서 의심사례가 발견되면 일단 시 보건소로 연락을 하는데 아직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상위기관의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중요하게 다뤘을 문제지만, 현장도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여력이 없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자체 보건소 관계자는 “관련 정보나 사례가 부족해 판단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직 유행 단계로 보기 어렵다”며 “국내 의료여건으로 볼 때 감염돼도 외국처럼 사망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위험 판단을 달리했다.

당장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순차적인 등교수업을 진행 중인 교육당국도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로, 발병 초기 고열 등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감시체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아직 별도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으나, 전문가 집단에서 지침을 마련해줘야 교육당국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며 “당장은 환자가 많이 나오지 않아 현장에서의 위기감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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