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노년층에 미래를 주자

입력 2020.05.28. 15:51 수정 2020.05.28. 19:09 댓글 0개
선정태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지자체들까지 노년층을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고민이 크다. 전남도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44만2천명이다. 전남 전체 190여만 명 중 22%를 넘어선 것이다. 22개 시군 중 도시 지역 보다는 농촌 지차체의 노인 인구 비율은 더 심각하다. 대표적으로 고흥군의 노인 인구 비율은 40%에 육박했으며, 보성군도 37%가 넘는다. 곡성군·신안군·함평군·진도군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 지역 노인 인구 증가는 여러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건강 문제다. 신체 활동의 부족으로 아프거나 다쳐도 낮은 경제력 때문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거나 작은 병을 방치하다 악화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에서 모든 것을 보장할 수 없고, 다른 보험으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 역시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노년층의 건강 악화의 원인은 신체적·심리적 고립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년층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신체적 질병이 커지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으면서 우울감도 는다는 것이다. '노년층의 신체 활동은 심장병을 비롯해 당뇨병, 치매, 일부 암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동기부여가 안돼 실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노인들이 움직여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외롭지 않게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귀가 솔깃해지는' 복지 정책을 추진하면 어떨까. 그 방법 중 하나가 봉사 활동이고, 봉사활동에 대한 마일리지 적립이다. 물론 지금도 봉사 시간에 따른 마일리지가 적립돼 일정량 쌓이면 사용할 수 있다.

전남도는 지난 해부터 봉사로 쌓은 마일리지를 이용해 물건 구입이나 물리 치료 등에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고 있다. 광주시 역시 100시간 이상의 봉사자에게는 시에서 운영하는 여러 시설 이용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노인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은 봉사 점수로 진학에 도움이 되는데, 우리 노인들은 마일리지 쌓아봐야 쓸 곳이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 제도가 그만큼 현실적이지 못한 탓이다.

이 마일리지를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인 병원 치료에 맞춰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마일리지로 '현재'를 살 수 있어 큰 매력이 없었다면, 앞으로는 건강한 노후라는 '미래'를 적립한다는 인식이 퍼져 보다 많은 노인들이 봉사에 참여할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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