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쿠팡·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오자 e커머스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확진 환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물류센터 전체 폐쇄로 이어져 배송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각종 방역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서울 송파구 상온1센터가 확진 환자 발생으로 폐쇄되면서 28일 오전에 진행된 새벽배송에 상온 제품을 넣지 못했다. 나머지 4개 물류센터가 정상 가동되고 있어 일단 29일부터는 새벽배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물류 부문 20%가 멈춰선 상황이다. 언제든지 배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마켓컬리는 하루에 약 5만건 주문을 처리한다.

부천에 이어 고양에서도 확진 판정받은 직원이 나온 쿠팡은 아직까지는 "배송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천물류센터가 신선식품을 다루는 큰 규모 사업장이고, 일반 제품을 취급하는 고양물류센터까지 폐쇄된 상황이어서 언제라도 배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 공통된 생각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사태가 장기화되면 정상적인 배송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e커머스 업계는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방역 작업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센터 근무 직원 중 확진 환자가 집중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는 인원은 일단 업무에서 배제하고 있다. 또 근무 직원들의 식사 장소를 제한하는 등 조치도 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가 물류센터 폐쇄보다 더 걱정하는 건 기업 신뢰도 하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문량이야 어떻게든 맞출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일부 회사처럼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가 확진 환자 발생 직후 전 고객에게 메시지를 발송해 대응 계획을 일일이 설명한 것도 신뢰도 하락을 최소한으로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배송된 물건을 통해 감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가 상품 포장과 배송이 사람에 의해 직접 이뤄지는 곳이다보니 확진 환자 비말 등이 물건을 타고 집까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배달된 물건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방역 당국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되는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방역 당국 설명에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 관련 확진 환자 급증이 등교 시기와 맞물렸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서울에 사는 주부 한모(37)씨는 "물건을 통해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다"고 했다. 한씨는 "초등학생 아이도 있기 때문에 일단 당분간은 웬만한 물건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쿠팡 등 물류센터 관련 확진 환자는 이날 오전까지 7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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