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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어린이 질환에 등교 공포···학부모들 "심란해"

입력 2020.05.27. 16:30 댓글 0개
27일 온라인 개학 후 87일만의 등교개학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 발생 '공포'
"코로나19 아직 걱정인데…공포 방아쇠"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초등학교 1∼2학년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제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치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0.05.27. woo1223@newsis.com

[서울=뉴시스] 사건팀 = "심란해서 죽겠어요. 아이만 학교 가서 신났죠."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가 시작된 27일, 올해로 8살이 된 아들을 둔 조모(31)씨는 "드디어 아들이 진짜 초등학생이 된 것 같다"는 기쁨과 벅참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아직 한창인데 이른바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유행 우려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조씨는 "인천·부천 등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와중에 등교 개학을 한다고 해서 안 그래도 걱정이었는데 괴질 의심 사례까지 나왔다고 하니 걱정이 말도 못 한다"고 했다.

조씨의 아들 신우(7·가명)군은 15개월 때 가와사키병을 앓았다. 가와사키병은 보통 4세 이하의 영유아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증이다. 발열·발진·출혈·복통 등 다기관염증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조씨는 "그런 증상으로 아이가 어렸을 때 호되게 앓고 고생한 적이 있었다"며 "어린이 괴질은 비슷한 증상에 그 강도는 가와사키병보다 심각하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87일 만에 자녀를 학교에 보낸 부모들은 코로나19에 다기관염증증후군까지 걱정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모(38)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학교에 보냈는데 불안과 걱정이 말도 못 한다"며 "아이 없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어린이 괴질이 불안감에 방아쇠를 당긴 느낌"이라며 "가정학습을 시키려면 부모 중 누군가가 집에 있어야 가능한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서 우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9살 아들이 있는 최모(36)씨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최씨는 "개학 첫날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명이나 나온 데다가 어린이 괴질까지 걱정되니 그냥 학교에 안 보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는 2차 등교 개학 첫날인 27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수업을 마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2020.05.27. myjs@newsis.com

최씨는 "아이는 오랜만에 학교 간다고 신났고, 가정학습을 하자니 우리 아이만 학교에 안 가면 나중에 적응을 못 할까봐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는게 덥고 답답할 텐데, 선생님 안 계실 때 벗어 버리지 말고 잘 쓰고 있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도 이같은 걱정이 한창이다. 학교 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집에 데리고 있기로 했다는 사람도 다수다.

한 카페 회원은 "일단 학교에 안 보내기로 했다"며 "다른 집은 많이 보내는 것 같던데 나중에 친구들이랑 잘 못 어울릴까봐도 걱정이고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들도 이에 동조하며 "학교 적응 문제는 나중이고 우선 아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아무래도 집에서 내가 챙기는 게 가장 안전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 25일 서울 지역 의료기관에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 2건이 신고됐다. 11세 남아, 4세 여아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명칭 그대로 2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주로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 주로 나타나는데, 발열·발진·충혈·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두 사례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11세 남아는 필리핀 체류 이력이 있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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