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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집권당도 "총리 보좌관 물러나라"···반발 거세져
입력 2020.05.27. 09:05 댓글 0개"의원실에 항의 메일 수백 통" 중진 의원들 비난
親존슨 여전히 "커밍스, 정부 지침 어긴 것 없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동금지령을 어긴 자신의 수석 보좌관을 감싸고 돌자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강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정부 부처 차관은 총리의 뜻에 반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 30여명은 집단 항의 서한을 발표했고, 10여명은 보좌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앞서 존슨 최측근이자 내각의 실세로 꼽히는 도미닉 커밍스 수석 보좌관은 영국 전역에 이동금지령이 떨어진 지난 3월 말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 자택에서 400㎞가 떨어진 북동부 더럼 지역까지 이동한 것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그는 당시 코로나19 증세를 보이고 있어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였다.
커밍스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와 아내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생각해 4살 아들을 부모에게 맡기기 위해 더럼에 갔다"고 해명했으나 여전히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존슨 총리는 커밍스의 사퇴와 관련해 "국민의 반발은 이해할 수 있지만 커밍스는 책임감 있고 합법적으로 행동했다"며 그를 옹호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반발한 더글러스 로스 영국 스코틀랜드 담당 정무차관(Under Secretary of State for Scotland)은 이날 차관직을 사임했다.
로스 차관은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따른 대부분의 국민은 정부 권고에 대한 커밍스 식 해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그의 행동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준수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유권자도 있고, 애도를 하지 못한 가족, 아픈 친척을 만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며 "좋은 의도가 있었다는 이유로 총리 보좌관 단 한 명이 옳았고, 나머지 영국인들은 옳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어린 아이를 돌볼 사람이 필요해 먼 거리를 이동했다는 커밍스의 해명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그가 정부 지침을 어겼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집권 보수당 의원 30명은 이날 총리에 공개 서한을 보내고 커밍스의 해임을 요구했다.
제러미 헌트 전 보건장관, 스티브 베이커 브렉시트부 전 차관, 마크 하퍼 전 원내총무 등 보수당 내 굵직한 인물들도 커밍스를 향해 "이동금지령을 명백하게 위반했다"며 비판했다.
몇몇 중진 의원은 "의원실로 온 항의 이메일이 수백 개에 달한다"며 성난 민심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존슨 총리는 커밍스의 사퇴에 묵묵부답이다.
존슨 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맷 핸콕 보건장관은 "커밍스 행동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관련 문제를 내무부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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