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으로 풀어낸 5·18민주화운동
입력 2020.05.26. 18:55 댓글 0개[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탄생한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들'이 3년여 노력 끝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무대에 오른다.
배우 유독현(김영식 역)과 오완우(청녁 혁 역)는 26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작품 일부를 미리 공개하는 프레스콜을 선보이며 본 공연(27~31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들'은 2018년 문화전당 창작스토리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 '광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야기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됐다. 실험공연과 지난해 시범공연 후 전문가와 관객 평가를 반영돼 완성됐다.
유독현은 "작품은 인물이 아닌 건축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옛 전남도청이 처음에는 붉은 벽돌이었는데 나중에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흰색으로 칠해지는 과정을 통해 5·18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이라는 인물이 '어린 혁'과 '청년 혁'으로 나뉘고 영겁을 표현하는 여러개의 풍선들이 나왔다가 사라지면서 시간의 흐름을 묘사한다"고 전했다.
또 "영식이 죽은 아내를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주검의 발견과 울부짖음 사이에 찰나의 정적이 개입된다"며 "그 순간 영식의 머릿속에는 삶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작품을 준비하면서 1만피스짜리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다"며 "마지막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 맞춰야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연극은 배우들이 직접 객석을 움직이고 다양한 무대 장치를 조작하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오완우는 "연출적으로 강조된 '건물'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감정 이입이 필요한 작품"이라며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옛 가요가 소품 풋사과, 매미소리 등 시간과 색깔로 연결돼 있는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객석을 움직이는 전담 크루들이 있었다면 공연의 감흥이 반감됐을 것이다"며 "객석의 유동성은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며 자체가 드라마와 상호작용하는 기호가 되고 어느 장면에서는 관객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극에 투입되는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작품은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날의 아픔이 우회적으로 표현돼 있다"며 "부담 없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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