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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60분 회견 본 시민들···"기억 쇠퇴? 전혀 못느껴"
입력 2020.05.26. 13:01 댓글 0개전날 기자회견에서 1시간 구체·상세한 진술
앞서 윤미향 "할머니 기억, 전과 달라" 지적
"멀쩡한 사람 치매 만드나'…해시태그 운동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이를 지켜본 시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첫 의혹 제기 당시 전 정의연 이사장인 윤미향 제21대 총선 당선인이 할머니의 기억력을 지적했으나, 전국에 생중계 된 두번째 기자회견을 지켜본 시민 대다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27일 직장인 최모(29)씨는 "퇴근 후 영상을 돌려봤는데 말도 논리정연하고 정신도 명료하신 것 같아 뜻밖이었다"며 "아무래도 90살이 넘는 고령이라 기억이 흐려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편견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다수 나온다.
부동산 카페에서 한 네티즌은 "92세인데 어찌 그리 스마트하신지 기억력이 너무 좋으시고 말씀도 똑부러지신다"며 "나는 떨려서 말 더듬고 버벅거렸을 것 같은데 날짜 하나까지 기억 다 하시는게 너무 놀랍다"고 글을 올렸다.
전날 이 할머니는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오후 2시40분께부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할머니 기자회견의 특징은 '원고'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 할머니는 종이 한 장 없이 약 1시간 동안 거의 멈춤 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1992년 6월25일 윤 당선자에게 처음 피해사실을 말했고 같은달 29일 모임에 참석했다든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1월29일 외교통상부 측에서 편지를 가지고 왔었다든지 하는 사건의 날짜와 정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이 전과 다르다"고 지적을 한 바 있다. 고령의 나이로 기억력이 흐려져 정의연에 대한 폭로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취지다.
윤 당선자는 이 할머니 첫 기자회견이 있었던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7일) 오전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하던 중 할머니 기억이 달라져있음을 알았다"며 "2015년 12월28일 한일 합의 당시 박근혜 정부가 10억엔을 받는 것을 당신만 몰랐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논란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이 할머니가 정정하고 기억이 또렷한 모습을 보이면서 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에 "생사람을 치매노인을 만들었다"고 격정적인 투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SNS상에서는 이용수 할머니를 응원하는 '해시태그(#)'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이용수_여성인권운동가를_지지합니다', '#윤미향은_국회의원_사퇴하라', '#민주당은_윤미향을_출당시켜라'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해시태그를 달고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참았던 울음이 터져서 하루종일 진정이 안 된다"며 "이용수 할머님을 외롭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전날 정의연은 이 할머니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에둘러 반박했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위안부 할머니들 증언을 받은 적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증언집 발간 상황을 공개했다. 또 정신대 문제에 위안부를 끼워넣어 이용했다는 지적에는 "활동 당시 초창기에 정신대와 위안부라는 용어가 혼용돼 사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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