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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수리남 총선, 74세 철권통치 대통령에 3선 기회
입력 2020.05.26. 07:00 댓글 0개1980년 쿠데타 주역, 야권 분열로 여당 승세
학살, 마약밀매 등 재판받고도 30여년 집권
[ 파파마리보( 수리남)=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남미 수리남에서 25일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에서 74세의 철권통치 현 대통령 데시 보우테르세의 여당이 승리하면서 오는 8월 의회가 선출할 대통령도 보우테르세가 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졌다.
그는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의 군사정권 지도자였으며 2010년 수리남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2015년 재선돼 이제 3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35년 전인 1982년 12월 15명의 정적들을 즉결 처형한 악명 높은 '학살혐의'로 징역 20년형을 구형받고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네델란드 법정에서도 1999년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되는 등 세계의 국가원수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오점이 많은 인물이다.
그런데도 보우테르세의 국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이 나라의 다수를 차지하는 빈곤층의 절대적인 지지 때문이다. 대부분 흑인이나 다인종으로 구성된 두터운 빈곤층은 보우테르세가 자기들에게 관심을 가져준 최초의 정치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들은 여당 지지자들에게 배급되는 식량꾸러미로 경제적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데다가 최근에 정부가 수리남 해안에서 석유유전을 발견해 장래에 대한 희망도 커졌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
수리남의 최근 여론 조사결과 다수가 야당인 통합개혁당 ( 네델란드어 약자 VHP)지지로 선회했지만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동아시아계 이민들의 후손들을 지지층으로한 이 야당은 최근에 10여개의 군소 정당으로 분렬되었고 유권자들은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야댱의 오렌지색 깃발을 든 운동원이 투표소 앞에서 " 이번이 수리남의 마지막 기회이다. 이제 더 이상 보우테르세가 집권해서는 안된다!"라고 외쳤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투표율까지 저조한 상황에서 여당이 유리했다.
더욱이 보우테르세는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부지런히 빈민층 거주 지역을 방문하며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코로나19가 그의 3선을 돕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그는 지난해 11월 80년대에 정적들을 한꺼번에 처형한 혐의로 법원에서 20년 형이 확정되었지만 아무도 감히 체포에 다서지 않았고 그는 다시 상급법원에 항소했다. 11년 전 네델란드에서 선고된 먀악밀매 혐의 징역형 역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의 아들 디노는 미국에서 마약 혐의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테러단체를 지원한 혐의로 1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2015년 재선에 성공한 보우테르세는 최근 수리남의 경제가 파탄위기에 처하면서 재집권이 의심스러웠다. 알루미늄 대기업 알코아가 이 나라를 떠났고 목재, 금, 석유산업 수입만으로는 정부 재정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판자들은 부패와 무능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그의 구원에 나서서 수억달러의 자금을 이 나라에 쏟아부어 교량과 도로, 병원을 건설하고 공항 건설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
51석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25일의 선거는 오는 8월 대통령을 선출할 의원들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다. 야당 연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보우테르세의 맞수인 VHP당의 '찬' 산토키 후보와의 승부가 결정된다.
이 날 총선은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착용, 1.5m거리두기를 지키면서 거행되었다.
수리남의 코로나19 현황은 확진환자가 11명, 사망자가 1명 발생한 상태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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