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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월드컵
입력 2017.09.06. 14:14 수정 2017.09.07. 08:54 댓글 0개내년 6월이면 지구촌은 거대한 축구공에 빠진다.
2018러시아월드컵이 열리는 해로, 전 세계인들은 축구장과 TV 앞에서 밤낮을 설친다. 우리나라도 6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이 이 축제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다. 아시아의 변방국에 불과했던 우리나라는 헝가리에 9대 0, 터키에 7대 0으로 졌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한 첫 경험이었다.그리고 32년만인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994년 미국 월드컵,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9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광주에서 쓴 ‘4강 신화’는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앞두고 남긴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I am still hungry)라는 명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몇 국가 밖에 없다. 아시아에서는 우리가 유일하고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아르헨티나, 스페인 뿐이다. 비록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축구 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아시아라는 무대에서 이룬 것이지만 기록만으로는 ‘축구 강대국’과 겨뤄도 손색이 없다.
포털사이트 어학사전에서 월드컵 (World Cup)을 검색하면 스포츠경기의 국제선수권대회로 축구, 배구, 스키, 골프 따위가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우리는 1930년 이래 4년마다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의 축구 대회를 떠올린다. ‘월드컵=축구’라는 인식이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축구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축구는 단순한 운동 경기가 아니다. 소설가 고원정은 신문 칼럼에서 축구를 이렇게 표현했다. “축구라는 2시간 짜리 콘서트는 다음 날 온 나라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다소 추줌해 졌지만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신앙에 가깝다. 비록 한국이 9회 연속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예선전을 지켜본 국민들의 평가는 ‘뻥축구’, ‘동네축구’, ‘0점축구’등으로 요약된다. 이제 러시아월드컵까지는 9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들은 지더라도 멋진 경기를 보고 즐기면 족하다. 축구협회와 지도자,그리고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오는 2018년 6월 첫 경기의 킥오프 휘슬이 울리면 우리나라는 또 한번 붉은 함성으로 뒤덮일 것이다.
박석호 정치부장 haitai2000@naver.com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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