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마스크의 미학

입력 2020.05.25. 10:46 수정 2020.05.25. 20:03 댓글 0개
박인철 경제인의창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박인철 (주)광주신세계 이사

이태원 집단 감염 이후로 마스크 착용은 확연하게 늘었다. 오픈과 동시에 고객들이 들어올 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내점한다.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일부 고객들이 있지만 거의 주말에 99%에 달할 정도로 마스크 착용율이 높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내점 한 고객들에게는 철저하게 입구에서부터 통제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있다. 한달전만 해도 마스크 미착용 고객들에게 권유시 여러 반응이 나오지만 이제는 모든 고객들이 적극 실천해 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생활속에 마스크 착용은 일종의 배려이자 예의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와의 싸움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스크는 일상생활의 붕괴로부터 보호해 주는 중요한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어딘가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 나서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마스크다. 이 마스크는 팬데믹 선언이 나온 지 두 달 여가 지나면서 사상 초유의 전염병의 감염 위기에 노출돼 있는 작금의 시기에 나를 지켜주면서 상대방을 보호해 주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청결관리를 통한 예방법의 실행, 책임감과 평정심 유지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현하는 데 마스크는 없어서는 안될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징이 되었다. 코로나를 극복하는데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마스크 착용을 통한 개개인의 강한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이 감염률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마스크 대란을 겪었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로 코로나19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는 연대와 협력의 매개체로 우리의 기억속에 떠오르게 될 것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상황을 투명하게 관리하여 왔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코로나 현장으로 달려갔으며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과 함께 마스크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감염 우려속에서도 자가 격리자들에게 음식물 상자를 전달하는 마스크를 쓴 일선의 자원 봉사자들은 외국에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감동적은 장면으로 비쳐졌다.

대구와 달빛동맹으로 맺어진 광주는 코로나19 발생 상황속에서 의료지원단과 4만장의 보건용 마스크를 보내며 지역 간의 공동 협력과 화합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의 '착한 마스크 캠페인'은 시민들에게 마스크가 더 필요한 의료진과 취약계층 등에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나눔으로써 성숙한 시민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민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가 마스크 품절 대란을 겪을 때에 한국전 참전국들을 대상으로 진단 키트와 마스크 등을 우선 공급해 주는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의료 선진국가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빚어진 마스크 대란이 계기가 되면서 마스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법률에 따라 각종 재난의 수습활동 과정에 필요한 장비 자원으로 비축 관리해야 할 재난관리 자원이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공적마스크 5부제'가 등장하기도 했다.

주민번호 뒷자리에 따라 구매가 가능한 요일을 달리하는 마스크 5부제 낸 우수 공무원의 아이디어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잔뜩 줄을 서는 풍경을 사라지게 했고 이와 함께 마스크 공급은 차츰 안정적인 흐름을 찾게 됐다. 이러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태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안전한 대한민국과 함께 우리 경제를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처음 등장한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막는 의료 기능과 침묵을 의미하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었다. 생존본능을 상징하는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일상적인 풍경이 될 것 같다. 미국 유럽에서도 인식전환이 이루어 지고 있어 마스크가 패션의 일부 트렌드로 새롭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장기화에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마스크가 다양한 모양과 색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 모두를 강하게 연대하고 협력하게 했던 마스크의 근본적인 기능이 변해서는 안될 것이다.

마스크의 미학을 정리하며 끝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일 당시 질병관리본부를 응원하는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마스크는 두가지 기능을 합니다. 하나는 바이러스 차단. 또 하나는 쉿. 입에게 조그만 참아 달라고 부탁합시다. 비난 쉿. 조롱 쉿. 차별 쉿. 혐오 쉿.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아픈 말들이 바이러스 보다 더 위험한 바이러스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배운 아름다운 말들을 아낌없이 사용할 때입니다. 격려. 배려. 위로. 응원. 포옹. 칭찬. 믿음. 긍정. 희망… "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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