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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11주기 추도식 "포스트 노무현, 사람사는 세상 완성을"

입력 2020.05.23. 13:17 댓글 0개
이해찬 "깨어있는 시민, 역사의 주체로 바로 서"
유시민 "노무현, 어떤 강물도 마다않는 바다 돼"
'盧 육성' 상록수 합창 영상 보며 참석자 눈물
코로나19 작은 추도식…유족 등 110명 참석해
발열체크·의료진 대기…시민 추도객 인근 모여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권양숙 여사 등이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 앞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20.05.23.(사진 공동취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문광호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최소 인원으로 치러진 '작은 추도식'이었지만 참석한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시민들은 노무현 정신을 되새기며 고인을 기렸다.

이날 추도식은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사위 곽상언 변호사 내외 등 유족들과 문희상 국회의장,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과 정당 대표, 정부 및 지자체장, 노무현재단 주요인사 및 각계 인사 110여명으로 참석이 제한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다"면서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 출범, 총선과 지방선거 압승을 열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이 주창하셨던 깨어있는 시민, 권위주의 청산,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민이 그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이제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바로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나라다운 나라에서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이제 우리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0.05.23.(사진 공동취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감사 인사를 통해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아주 가까운 현실이 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으로 곧게 자라서 이제 청년이, 어른이 돼있는 박석 속 이름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생전의 노 전 대통령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물같은 분이었다"며 "지금 그분은 어떤 강물도 마다하지 않는 바다가 됐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이어 "우리 모두가 생각과 이념과 삶의 양식은 다를지라도 이 대한민국이란 바다에서 하나로 얽혀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런 내일이 오길 기대해본다"며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 이자리에서 또 만나뵐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11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의 모습과 삶의 궤적을 주제로한 특별영상도 상영됐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애창곡으로 매해 추도식마다 불러온 노래 '상록수'를 합창하는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추도식에선 노 전 대통령이 기타 연주를 하며 상록수를 부르는 육성에 맞춰 시민 207명이 함께 '상록수'를 부르는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유 이사장은 가만히 노래를 따라불렀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영상을 응시하다가 끝내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권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참석자들은 이후 묘역으로 이동해 너럭바위에 헌화하고 참배하는 것으로 추도식을 마쳤다.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등 지도부가 참석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으로 3남 김홍걸 당선인,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부인 인재근 의원도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으로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김영록 전남지사도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지사는 재판 문제로 지난해 10주기 추도식은 참석하지 못했었다.

참여정부 국무총리와 노무현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했다.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0.05.23.(사진 공동취재단 제공) photo@newsis.com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도 참석했다. 당대표 권한대행인 주 원내대표를 통해 보수야당 출신 당대표의 추도식 참석도 4년만에 이뤄졌다.

노무현재단에선 유시민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임원진이 참석했다. 민주당 이광재 당선인, 전해철, 황희 의원 등도 노무현재단 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8주기 추도식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도식 참석은 제한됐지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도 봉하 묘역 추도식장 인근에 모였다. 시민들은 노란 플라스틱 바람개비에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써서 추도식장 인근에 마련된 전시물에 걸어두었다.

전시물에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세상 언제나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꿈꾸던 세상 하나씩 이뤄지는 걸 봅니다" "문재인에게 힘을 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여, 야당 싸움 안 하기" 등 시민들의 다채로운 글귀가 적힌 바람개비가 걸렸다.

[김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3일 오전 11시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5.23. con@newsis.com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차원에서 추도식 참석자는 110여명으로 제한됐고, 좌석도 1.5m의 충분한 간격을 둔 채 마련됐다.

추도식장 입구부터 사전 배포된 비표 확인과 발열 체크가 이뤄졌다. 참석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김해 진영병원에서 나온 의료진이 추도식장 인근을 지켰다.

이 대표는 추도사 중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렇게 랜선 추도식을 치르고 있다"며 "인터넷 대통령을 자임하셨던 말씀에 가장 어울리는 추도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코로나19 감염병은 끝나지 않았고, 뒤이은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자욱하지만 우리는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마침내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완전히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이사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마음만 여기에 보내시고 각자 살아가는 자리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서 추도식을 함께하는 시민, 노무현재단 회원에도 각별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추도식 후 재단 유튜브를 통해 "행사가 조촐하니까 마음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있지만 위험이 적은 곳으로 얼마든지 나갈 수 있는 시간인데 함께 지켜봐줘서 감사하다"며 "여러분들도 이제 밖으로 나가시라. 기지개를 펴고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몸을 움직일 자유가 있다는 소중함을 느끼는 주말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21대 총선 당선인들은 추도식 후 오후 특별참배를 할 예정이다. 일반 추모객들은 오후 1시 30분, 3시, 4시 등 3회에 걸쳐 시민 공동참배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moonlit@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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