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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상습투약' 탈북자, 자수했지만 실형···"경종 필요"
입력 2020.05.23. 09:01 댓글 0개필로폰 구매 2회, 투약 4회 한 혐의
최근 향정사범 1심 실형 선고 비율↑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구매·투약한 혐의를 받는 탈북자가 범행 이후 자수했지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사법부가 예전과 달리 향정(향정신성의약품)사범에 대해 엄벌을 내리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연경 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탈북자 김모(29)씨에게 지난 21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김씨에게 90만원의 추징금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주거지에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0.6g을 두 차례에 걸쳐 구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2월부터 8월 사이 필로폰을 구매한 장소와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범행 이후 스스로 수사기관에 출석해 자수를 했고,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는 판매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투약하기 위해 필로폰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판사는 이같은 점을 긍정적으로 참작한다고 밝히면서도, 마약 사범 증가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탈북자로서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정은 이해가 가나, 공소장 기재와 같이 마약을 유통, 투약하는 탈북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풍조에 대하여는 엄한 처벌로 경종을 울려 선량한 탈북자들을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지키고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최근 향정사범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줄고, 실형이나 벌금형 선고 비율은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9월 발간한 '2018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0% 내외에 머물던 향정 사범 실형 선고율은 2018년 들어 90%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집행유예 선고 비율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0%대였으나, 2018년 10% 이하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마약 범죄는 피해자가 명확히 없는 범죄이다보니 국내에선 전과가 없거나, 자수를 했거나, 수사에 협조를 할 경우 집행유예가 자주 나오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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