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돌' 농촌경제연구원 "농산물 값싸게 공급하는 방안 제시"뉴시스
- [올댓차이나] 中 증시, 약보합 개장 후 기대매수 유입에 상승 마감···창업판 0.63%↑뉴시스
- 20대 中 인플루언서 낸 세금이 무려 176억원 뉴시스
- 부산 강풍 피해 3건 접수···안전조치 시행뉴시스
- 대한민국농구협회 상근부회장에 정재용 전 KBS 스포츠국장뉴시스
- '갑질 의혹' 정재호 주중대사, 월례브리핑도 불참 통보뉴시스
- 유럽 내 친러시아 목소리 왜 나왔나···우크라이나 결집 막는 '돈'뉴시스
- 경기도 사전투표소에도 '몰카'···40대 유튜버 의심뉴시스
- 단국대병원 사직서 제출 '0건'···교수들이 사직에 동참 않는 배경은?뉴시스
- '비명횡사' 박용진, 강남3구·TK 격전지 지원 유세 나선다뉴시스
<칼럼> 21대 총선이 끝나고 다시 멀어져가는 영호남
입력 2020.05.08. 16:27 수정 2020.05.10. 20:03 댓글 0개필자는 2019년 봄 학기에 경북대에 파견교수로 가서 '(지역갈등해소를 위한) 정치학의 이해'를 가르쳤다. 필자의 대구행은 망국적인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정치학자의 소임뿐 아니라 '달빛통신'이라는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큰 배경이 되었다. 달빛통신은 경북고와 광주일고 76학번 약 70명이 의기투합하여 결성한 온라인 네트워크인데 오프라인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교류하는 영호남 민간접촉의 산증인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는 달빛통신의 진가가 발휘될 틈새를 열어주었다. 대구가 입은 엄청난 피해에 놀란 달빛통신의 광주와 해외 친구들이 급히 모금을 하여 경북대 의대 핵의학과 이재태교수에게 전달했다. 당시 이 교수는 수천명 경증환자를 위해 설치한 대구생활진료센터의 책임을 맡게 되어 달빛통신 광주친구들의 모금이 절실한 형편이었다. 마침 센터를 방문한 이낙연 전 총리가 광주 달빛통신을 대신하여 함께 인증사진을 찍었다. 3월 30일 대학으로 복귀한 이 교수는 전남대에 학생장학금으로 발전기금 300만원을 쾌척하여 그간의 달빛통신 지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어디 달빛통신뿐이랴! 주지하듯이 4·15 총선이전 기간에 광주시청과 대구시청이 맺은 달빛동맹이 발동하여 대구 확진자들에게 병상을 제공하고 수많은 단체들이 각종 응급지원을 보냈었다. 호남 각 지자체와 민간단체도 점심도시락을 공수하는 등 각종 미담이 미디어에 소개되고 장기적으로 영호남 화합에 대한 희망적인 논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4·15총선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대부분의 네트워크는 옛날로 되돌아갔다.
코로나 사태기간 뜨거웠던 달빛통신 온라인 공간은 총선이후 일정 기간 침묵이 흘렀다. 21대 총선결과는 슈퍼여당의 탄생과 영호남 간 지역몰표현상이 큰 특징인데 흥미롭게 꼭 2008년 18대 총선과 닮은꼴이다. 우선 슈퍼여당의 색깔에서 정반대라는 대조를 보인다. 18대에서는 여당 한나라당이 153석을, 야당 통합민주당이 81석을 얻은 압도적인 보수당 슈퍼여당 판세였다. 그러나 올해 21대에서는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을 야당 미래통합당이 84석을 차지했다. 그런데 영호남 간 정당득표현상은 18대와 21대가 판박이다. 호남에서는 통합민주당(18대)과 더불어민주당(21대), 반면에 영남에서는 한나라당(18대)과 미래통합당(21대)이 싹쓸이 한 것이다.
21대 총선의 영호남 몰표현상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 경북대 '정치학 이해' 수업에서 2가지의 가설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첫 번째는 사회심리학적 접근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부모로부터 상대방 지역에 대한 구조적인 폄훼와 차별을 교육받았기 때문에 영호남 지역갈등은 쉽게 치유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필자는 수강생들에게 '그렇다면 영호남지역의 부모들은 반쪽 부모란 말인가'라는 역설을 제시했다. 어느 부모가 자식들에게 보편적인 윤리의식을 심어주어 국가와 인류를 위한 동량으로 성장하기를 원하지 어느 특정지역의 사람들과는 교류하지 말도록 유도하는 차별적인 윤리사상을 자식들에게 가르치겠는가. "영남사람 믿지 말라"고 호남의 부모들이 가르쳤겠는가?
두 번째 가설은 정치학적 접근으로 지역할거주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1971년 7대 대선이후 양 지역에 구축된 지역할거 정당체제로 인해 각 지역의 몰표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가설이다. 제5대 대선에서 윤보선과 경합한 박정희후보에게 호남은 압도적인 지지를 하였으니 1960년대까지 지역투표는 현실이 아니었다. 그러나 유신과 전두환 군부체제 그리고 유약한 민주주의체제를 거치면서 영호남 몰표는 대물림되고 있다. 21대 총선결과에 대한 외국의 코로나 사태에 관한 우수한 평가, 그리고 투표자들의 안정 선호의식 등의 변수는 영호남 몰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제도화된 지역할거주의'라는 새로운 가설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정치인들이 급하게 조작한 구도가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민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 뇌신경으로 구축되어 투표자들의 정치의식을 총괄하고 있지나 않은지. 과거 박정희와 김대중이 급조한 지역갈등 구도가 경로의존이 되어 코로나사태로 가까워진 광주와 대구를 또 다시 갈등구도로 내몰고 있다.
- <기고>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나는 파리 19구에 산다. 서민 동네이자 치안이 나쁘기로 소문난 구역이라 한국인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 옆방 이웃은 난민 출신이다. 우리는 파리 주민이자 이방인이다. 남의 나라에서 남루하게 살아가는 처지라 생활이 풍족하지는 않다. 대신에 1980년대 한국 달동네에서 있었을 법한 일화가 가끔 일어난다. 어느 방에서 아이가 너무 울면 문을 열어 남의 아이를 안고 달래준 달지, 이 빠진 접시에 음식을 담아 맛보라고 가져다준달지….벽은 소음에 취약해 옆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상히 알려준다. 이웃으로 살면서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소리로 확인한다. 옆방에서는 아프리카 노래가 자주 흘러나온다. 엄마는 아이에게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밝은 리듬에 콩룩콩탁 거리는 발음이 사랑스러운 노래다.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밝고 흥겹다. 때로는 이 귀여운 노래 위에 시름이 느껴질 때도 있다.낯선 리듬과 노랫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면 새댁의 하루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옆방에서는 나의 한국어를 꽤나 들었을 것이다. 내가 일 때문에 지방에 며칠 다녀왔을땐 내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며 새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한 적도 있다.옆방 새댁이 어떤 경로로 파리에 오게 됐는지 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아이를 데리고 미장원으로 출근한다는 정도만 안다.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옆방 모자를 만났다. 넓은 천을 이렇게 저렇게 꼬아 머리에 두르고 아프리카 스타일 프린트가 화려한 외투로 한껏 차려입었다. 예쁘다.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은 모자를 맞은편에 앉은 내가 핸드폰으로 찍는다. 엄마 등에 업혀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칭얼대던 아기는 어느덧 엄마에게 프랑스어로 떼를 쓸 정도로 컸다.일하러 가느냐고 그녀가 내게 묻는다. 지하철 창문 쪽으로 유리 닦는 시늉을 하며 청소라고 프랑스어로 발음한다. 나는 요즘 청소 일을 한다."이브람 엄마도 일하러 가요? 미장원이 어디에 있어요?" "아뇨, 오늘 일 안 해요. 그런데... 20유로... 있어요? 20유로만 빌려줄 수 있어요?"돈 빌려달라는 말에 머릿속이 순간 복잡해진다. 20유로면 3만 원정도 된다. 지갑 속에는 꼬깃꼬깃한 5유로짜리 지폐와 동전이 들었다. 주로 카드를 사용하니 현금 가지고 다니는 일이 드물다. 잠깐 고민 후 돈이 없다고 대답한다. 새댁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표정에 낙담하는 기색이 역력해 미안할 지경이다."이브람 엄마, 집에 지갑 놓고 나왔어요?" "미장원 일 못한 지 한 달도 넘었어요. 체류증이 끝나서 일 못해요. 먹을 게 없어요. 파리에 친구가 없어요."난민 체류자격 기한이 끝나 미장원에서 해고된 모양이다. 프랑스에서 체류증 없이 노동하는 건 불법이다. 두 모자가 지하철에서 내린다. 엄마에게 잡히지 않은 손을 연신 흔들며 아이가 떠나는 내게 인사한다. 옆방에 사는데 밖에서 만나니 새삼 반가운 모양이다. 아이의 작고 까만 손을 바라보며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유튜브 아카이브에서 1980년 어느 날의 '이종환의 디스크쇼' 오프닝이 들린다. 해외에서 생활하다가 이따금 향수병에 시달릴 때 한국 라디오가 위안이 돼준다.성북구 종암동 이창수 씨의 엽서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열망하는 나의 사랑을 믿으십시오…. 어느 청취자의 절절한 사랑고백이다. 1980년 이창수 씨는 그녀에게 구애하며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를 신청했다. "당신이 지쳐 작게 느껴질 때 두 눈에 눈물 고일 때 내가 눈물을 닦아드릴게요. 당신이 잘 지내지 못하고 당신이 길에서 떠돌 때 나는 당신의 편이에요. 외로운 당신을 위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당신을 지켜줄게요…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창수 씨는 사랑을 이루었을까. 험한 세상에서 그녀를 위해 다리가 되어주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준 적 있는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지하철에서 찍은 사진을 새댁에게 전송한다. 사진 속에서 아이가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고, 엄마는 공작새처럼 화사하게 웃고 있다. "메르시 마마"라고 답장이 온다. 신혜진 (소설가)
- · <기고> "AI 시대 원년, 해법은 혁신 인재 강국"
- · <칼럼> 근본적이고 획기적 저출생 대책 필요
- · <칼럼> 김대중 같은 '큰 인물'은 어디에서 나올까
- 1광주시가 알려주는 '벚꽃 명당' 어디?..
- 2밤에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나이트 가든투어' 시범 운영..
- 3[무잇슈]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분양가 낮춘다..
- 4[3월 4주] 사랑방 추천! 이달의 분양정보..
- 5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개발 '또 유찰'···제안서제출 '無'..
- 6광주 중앙공원 1지구, 공공기여금 1371억원·분양가 2395만..
- 7DN솔루션즈, SIMTOS 2024에서 최첨단 공작기계 홍보..
- 8회식 후 갑자기 사라진 남편···범인들의 정체는?..
- 9이정현 "식사 잘 못하는 ♥의사 남편, 도시락 2개 챙겨"..
- 10창원시, 진해군항제 바가지요금 재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