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여수 앞바다 아내 살인사건' 남편 무죄 왜?

입력 2020.04.22. 12:33 수정 2020.04.22. 15:34 댓글 0개
금오도 선착장서 차량 추락해 아내 사망
기어 중립·열린 창문·12억원대 보험금
검찰 ‘사형’·1심 재판부 ‘무기징역’
2심 “우연적 요소 多…살인 동기 부족”
【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여수해양경찰서(서장 장인식)는 지난해 12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A (50)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여수시 금오도 내 모 선착장에서 추락한 A 씨 승용차를 인양하고 있다. 2019.03.06. (사진=여수해경 제공) kim@newsis.com

지난 2018년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던 승용차를 고의로 여수 앞바다에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던 5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과 1심 재판부는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살인 동기 형성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광주고법 제2형사부(김무신·김동완·위광하)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모(5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2018년 12월31일 오후 10시께 여수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바다로 추락시켜 보조석에 앉아 있던 아내 A(47)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사고는 박씨가 후진을 하다 선착장 난간과 충돌,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하차한 사이 차량이 미끌어져 바다에 빠지면서 발생했다.

사건을 수사했던 여수해경과 검찰은 차량 기어가 중립 상태였고 주차 브레이크도 잠기지 않았던 점, 조수석 뒤 창문이 약 7㎝가량 열려있었던 점 등을 수상히 여겼다. 또 사건 발생 전 A씨가 5개 보험에 가입, 사망할 경우 최대 12억5천만원 규모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고의성을 의심했다.

이에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도 "고귀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을 위한 단순한 도구로 이용한 점, 차가운 바다에서 아내를 고통스럽게 익사하게 한 점 등 죄질이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이 주의적 공소사실로 적용한 살인과 자동차매몰 혐의에 대해서 무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만 인정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사건 현장 검증까지 마친 재판부는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차량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차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하차한 사이 내부에 혼자 남아있던 아내의 움직임이 차량 추락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사고 발생 전 각각 5분, 8분에 거쳐 2차례 현장을 방문하기는 했지만 범행방법을 모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봤다.

살인 동기와 범행 방법, 사고 당시 상황 등 살펴볼 때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즉 지나치게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요소가 많는 것이다.

박씨가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단 2심 재판부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고 기어를 중립에 둔 채로 하차한 점 등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곳에서 박씨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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