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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위' 美주지사, 트럼프와 연일 날선 대립···韓진단키트·이민·경제재개까지

입력 2020.04.22. 12:19 댓글 0개
"트럼프, 논의 내용 혼동한 듯…무차별 공격 황당"
이민중단 명령에 "이민자 아내, 美생명 구했다"
"트럼프, 격리해제 시위 부추겨…정책 위반 장려"
[서울=뉴시스] 한국에서 대량의 진단키트를 구매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21일(현지시간) MS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모닝 조'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집중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뿐"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질책에 대응했다. (사진=MSNBC 홈페이지 캡처) 2020.4.2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한국계 아내의 중재로 한국에서 대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매하며 '한국사위'라는 별칭을 얻은 래리 호건(63·공화당)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MSNBC, ABC, 폭스뉴스에 연달아 출연해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대로 검사 역량 확보에 집중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의 '이민 중단' 명령을 놓고는 "이민 1세대인 아내 덕분에 메릴랜드 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봉쇄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혼합된 메시지(mixed messaging)'를 내놨다고 비판했다.

호건 주지사는 21일(현지시간) MS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모닝 조'에 출연해 "대통령은 주지사들을 향해 '각 주정부는 코로나19 검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게 바로 우리가 한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은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늘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다.

호건 주지사는 "바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은 (코로나19 검사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전선에 서 있다"며 "우리는 이를 해내야했고, 결국 해냈다"고 진단키트 확보에 성공했음을 강조했다.

호건 주지사는 "그런데 비난을 받았다. 난 어떻게 상황이 달라진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대통령의 비난에 맞대응했다.

[워싱턴=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펜스 부통령은 메릴랜드 주의 코로나19 검사시설을 지도로 표시한 슬라이드를 준비해 나와 한국에서 진단키트를 확보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를 질책했다. 2020.4.21.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0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호건 주지사의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호건 주지사가 한국에서 진단키트를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먼저 연락을 했다면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메릴랜드에 위치한 연방정부의 연구실 목록을 보여주며 호건 주지사가 이같은 정보를 잘 숙지하고 있었다면 진단키트를 수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날 ABC 방송의 '더뷰'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메릴랜드 주 내의 연방 연구소 목록을 받은 적이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진단키트의 개수였다"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의 논의는 진단키트에 대한 것이었지 연구실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며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혼돈을 겪은 듯 보인다"고 했다.

그는 "대체 무엇 때문에 그가 흥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스스로 코로나19 검사를 해내기 위한 큰 성공을 거뒀다"며 "그게 바로 대통령이 주지사들에 요구한 내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그가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서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호건 주지사는 미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사용가능한 진단키트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우리는 50만 건의 검사를 해내기 위해 (한국과) 엄청난 협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래리 호건(63·공화당)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중단' 지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내 아내는 한국에서 온 이민 1세대"라며 이민자인 아내의 노력으로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0.4.22. (사진=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같은 인터뷰에서 호건 주지사는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60일간 이민을 중단한다는 대통령의 지시에도 "진짜 벌어진 일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인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미국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쓴 것에 대해 "대통령의 트윗에 전혀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또 "내 아내는 한국에서 온 이민 1세대인데 그러한 관계를 통해 (이민자인 아내는) 우리가 50만 건의 검사가 가능한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강조했다. 메릴랜드 주의 이민자들을 가리키며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생명을 구하는 병원, 의료시스템에서 일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봉쇄 완화와 경제활동 재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뒤가 맞지 않은 메시지를 내놨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도입한 규제를 해제하겠다며 '3단계' 정상화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주지사들이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17일께 직장 복귀와 자가격리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두둔하며 '미시간을 해방하라' '미네소타를 해방하라' '버지니아를 해방하라' 등 트위터를 게시했다고 언급하며 "나는 그 (트윗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 주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를 부추긴 여러 주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14일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민들이 자신의 연방 정책을 위반하라고 장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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