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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주세요. 다시는 이런 비극 없도록"
입력 2020.04.14. 17:21 수정 2020.04.14. 17:21 댓글 0개18일까지 풍암사거리서 진행
진상규명·재발 방지 피켓 들어
“안전 마을 만들기 나서기도”
세월호 6주기를 앞두고 광주 풍암동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풍암촛불모임은 지난 13일부터 풍암사거리에서 오전 8시부터 30분간 피켓을 드는 '아침행동'을 시작했다.
14일 오전 8시께 찾은 광주 서구 풍암사거리 일대는 출근 차량들과 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유세로 소란했다. 그 한편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적힌 노란 종이가 펄럭였다. 풍암촛불모임 지킴이들은 저마다 피켓과 희생자 이름이 적힌 종이를 펼쳐들었다.
'진상규명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아직 밝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 피켓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 재수사와 진상규명 내용이 적혀있었다. 지킴이들은 "참사 발생 2천191일째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아침행동에는 풍암촛불모임 지킴이 11명이 참가했다. 출근 전 잠깐 시간을 낸 이들이 다수였다. 지킴이들을 알아본 동네주민들은 수고한다는 말과 눈인사를 하고 지나쳤다.
풍암촛불모임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속에서 하나, 둘 뜻을 같이하고자 하는 주민들이 모였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내가 사는 동네부터, 안전한 마을로 만들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인권교육, 문화제 등을 열었다. 또 매주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코로나19 감염 확산 전까지 매달 16일이면 거리로 나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지킴이 하수정씨는 "벌써 6년이 흘렀다. 아이들이 걸음마를 하고 유치원에 가고 곧 학교에 갈 만큼의 세월이다. 하지만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그 어떤 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여전히 부모들은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적은 것은, 잊지 않고 한 명 한 명 기억하기 위함이다"며 "참사 당시 촛불을 들었던 여러 마을들이 인권교육 등 안전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이웃들의 지지는 힘이 된다. 지킴이 조재희씨는 "어제 공원 기억길에 설치한 세월호 리본을 새것으로 바꾸려고 떼는데 어르신들에 왜 떼느냐고 물었다. 새걸로 바꾼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제야 안심하시더라"며 "아직도 세월호를 이야기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전히 잊지 않고 지지해주는 분들도 많아 힘이 난다"고 전했다.
한편, 아침행동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5일 국회의원 선거 날을 제외하고 오는 18일까지 매일 오전 8시 풍암사거리에서 진행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는 현장에서 합류하면 된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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