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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663조원 규모 코로나19 경제지원 합의···"강력한 대응" 자축
입력 2020.04.10. 10:09 댓글 0개유럽투자은행 통한 2000억 유로 대출 등
공전 거듭한 '코로나 본드'…합의 보류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 재무부 장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을 완화하고 심각한 타격을 입은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한 약 5000억 유로(약663조원) 규모의 구제책에 합의했다.
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재무장관 협의체 '유로그룹'의 마리우 센테노 의장(포르투갈 재무장관)은 화상으로 열린 마라톤 회의 끝에 장관들이 코로나19 경제지원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을 통한 약 2400억유로 규모의 지원을 포함해, 유럽투자은행(EIB)를 통한 2000억 유로 규모 대출이다. 이밖에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새로운 실업급여책도 포함됐다.
센테노 의장은 "우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시민들을 위해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며 자축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불과 몇 주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야심찬 제안들이 포함됐다"며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유로존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때마다 유럽의 반응이 너무 늦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센테노 의장은 "우리는 유럽이 필요로 하는 강력한 대응을 구현했다"고 확인했다.
공전을 거듭하던 '코로나 본드' 발행에 대해선 일단 합의를 보류했다.
그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코로나 본드'로 불리는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유로그룹의 경제 지원 논의에 발목을 잡았다.
회원국이 공동으로 채권을 발행할 경우 신용도가 낮은 이탈리아 같은 경우 대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독일 등 부유한 회원국은 자국의 경제적 부담이 상승하기 때문에 공동 채권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는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도시 봉쇄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복구 기금' 지원도 논의됐다며 이를 '코로나 본드'로 확대시켜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합의된 5000억 유로의 지원책은 당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촉구한 1조5000억 유로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코로나19 경제지원을 둘러싼 EU 내 분열을 수습하고 합의점을 찾았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5시께 시작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본드 발행을 고수한 프랑스, 이탈리아와 자금 규모의 축소를 요구한 독일, 네덜란드 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타협안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시작 시간이 지체됐다.
AFP통신은 이번 합의의 돌파구는 '네덜란드의 양보'였다며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네덜란드의 양보로 주요한 문제들이 보다 쉽게 통과됐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합의에 회원국 재무장관들도 만족감을 표했다.
상당한 금액의 경제지원을 받게 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유럽이 '큰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트위터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EU 재무장관들이 탁월한 합의를 했다"며 "(EU 회원국은) 5000억 유로를 즉시 사용할 수 있다. 경기부양방안이 시작될 예정이다. 유럽은 이 심각한 사태에 정면으로 맞섰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괄티에리 재무장관은 "우리는 EU 정상회의에 이 야심찬 계획을 보낼 예정이다.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본드의 발행을 막은 네덜란드의 봅커 훅스트라 재무장관은 '합리적'인 합의를 마쳤다고 자평했다.
훅스트라 장관은 "지난 며칠간 길고 격렬한 대화를 나눈 끝에 유로그룹은 좋은 결론을 내렸다"며 "유럽과 네덜란드는 코로나19의 위기에 맞설 '합리적인' 합의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포괄적인 패키지 금융으로 EU 회원국은 의료 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를 건설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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