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디지털 성범죄 피해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입력 2020.04.09. 13:29 수정 2020.04.09. 16:09 댓글 0개
“주변에 알려질까” 고개 숙인 피해자들
재유포·악플 등 2차 피해 우려
피해자 66.6% 아무 대응 안 해
디지털성범죄 전문기관 전국 1곳뿐
광주민우회·여성의전화 등 심리·법률 지원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사이버성범죄 방지법 즉각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4.02. bluesoda@newsis.com

일명 '텔레그렘 n번방' 사건으로 여성들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주변에 알려지거나 2차 가해를 우려해 숨죽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피해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과 유포·악플 등 2차 피해에 대한 공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서울여정가족재단이 서울시 거주여성 3천6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실태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직접 겪거나 목격한 여성'은 43.1%(1천581명)로 그중 직접 피해자는 14.4%(530)였다.

직접 피해를 입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경우는 66.6%(353명)에 달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디지털성범죄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사건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기 어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주변 사람들이 피해사실을 알게 되는 것에 한 두려움'(19.1%)을 꼽았다.

다음은 '가해자에 한 낮은 수위의 처벌'(17.2%), '유포·재유포·악플 등 사이버상의 지속적 괴롭힘 같은 2차 피해에 한 우려'(14.0%), '가해자의 보복에 한 두려움'(10.8%) 등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문 상담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심리상담, 법률지원 등을 받아야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지난 2018년 출범한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상담지원, 삭제지원, 수사법률지원연계, 의료지원연계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종합 지원체계를 제공한다.

사단법인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민우회 등도 디지털성폭력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위한 심리지원 등에 힘 쏟고 있다. 또 의료지원 및 국선변호사 선임 등 법률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1366)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피해물 삭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광주여성의전화 활동가는 "피해자들 잘못이 아닌데 사회 통념 등에 의해 스스로 수치스럽다 느끼고 피해 사실을 많이 숨기려고 한다"며 "상담, 법률지원등을 통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온라인 상에서 유포·합성 등 피해물의 재생산에 따른 피해자의 부담과 트라우마가 있어 기존 성폭력 피해와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공공의 성격을 띠고 디지털성범죄에 특화된 지원기관은 전국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유일해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심리지원뿐 아니라 온라인 상 피해물 삭제 지원과 함께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데 법 제도 미비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인화 국회의원(광양·곡성·구례)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6~2020년 2월22일 기준 아동성착취 범죄 검거 및 검거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광주에서는 100건이 발생, 75명이 붙잡혔다. 전남은 78건 발생, 61명이 검거됐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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