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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윤종원 행장, 코로나 지원 총력···노조 갈등은 숙제

입력 2020.04.08. 06:49 댓글 0개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1.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주력하는 기업은행장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여전히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업 방향과 전략, 계속되는 노조와의 갈등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윤 행장은 지난 1월3일 임명됐지만,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인해 임명 27일 만에야 취임식을 갖고 공식 행보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약 10년 만의 관료 출신 행장이 된 윤 행장이 보여줄 경영 스타일과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더욱이 기업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 릴레이가 4년 만에 멈춰선 상황으로, 윤 행장이 과거 행장들과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수립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취임 직후 불거진 코로나 사태에 윤 행장은 수익성 보다는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을 지원에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윤 행장은 연 1.5%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규모를 기존 1조2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확대했고, 1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경영정상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또 창구혼잡과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임금피크 직원 143명을 영업점에 배치한 데 이어, 본부 직원 368명도 영업점에 추가 배치했다.

특히 지난 6일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출심사 업무를 위탁받아 보증서 심사·발급, 대출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초저금리특별대출 간편보증 업무'도 도입했다. 간편보증 초저금리대출은 6일 하루에만 2150건, 561억원 규모로 공급됐다. 지난 1~6일 4영업일간 접수된 건수는 5만7556건(1조4927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기은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어주기 위해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에도 나섰다. 산은과 기은이 CP 매입에 투입하는 자금은 각각 1조5000억원과 5000억원 규모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행장의 코로나 지원 방향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낮은 금리가 아니라 사실상 대출한도"라며 "과거 행장들과 다름없이 무조건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지원을 받으러 밤새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은은 적정한 수준의 금리로 지원을 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자금이 가도록 해야 한다"며 "원래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과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기업들을 구분해 내는 등 불필요한 수요를 차단, 모럴 해저드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 강화·노조와의 갈등 해소는 숙제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한 기은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6275억원. 이는 지난 2018년(1조7643억원)보다 7.8% 감소한 실적이다. 그간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려온 기은의 성장세가 4년 만에 꺽인 것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2020.01.29. photo1006@newsis.com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 확산 여파로 은행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은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과 기업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는 동시에 시중은행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노조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불거진 것도 이러한 실적 압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앞서 윤 행장이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를 들어 취임을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사측과 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27일간의 출근 저지 투쟁을 풀고 업무를 정상화했다. 당시 노사는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정규직 일괄전환된 직원의 정원통합(계획 승인) ▲임금체계 개편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기 ▲임원 선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인병휴직(휴가) 확대 등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이후 노사는 '해빙무드'를 조성하는 듯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시 갈등에 불이 붙었다. 급기야 지난달 18일 기은 노조는 윤 행장을 근로기준법을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 조치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이 직원들에게 편법으로 시간외 근무를 강제하고 있고, 코로나 자금 지원으로 업무가 극심하게 몰리는 상황이지만 기존 이익 목표치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실적을 위해 긴급 자금이 필요해 찾아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시키라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기은 관계자는 "직원 업무량 경감을 위해 코로나19 특별 대출상품의 신규와 기간연장 절차를 간소화했고, 경영평가도 일반 영업점의 경우 상반기 목표 대비 13개 지표에서 15% 감축하는 것으로 했다"며 "윤 행장이 지속적으로 노조 측과 소통을 하고 있어 곧 양측이 이견을 좁히고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행장은 취임 100일 맞아 오는 9일 서면으로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형식의 기자간담회를 연다. 여기서 보다 구체적인 사업방향과 실행 과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앞서 취임식에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혁신 기구를 만들겠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취임 후 단행한 첫 정기인사에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K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의 체계적인 정착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또 시장변화 대응, 사업다각화를 통한 비이자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을 마련하고, 현장과의 밀착 소통을 위해 은행장 직속의 바른경영실을 신설했다.

기은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금지원 업무에 집중하고 있지만, 조만간 혁신 TF에서 수립한 세부적인 방안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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