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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끊긴 면세점···장기 휴업에 물건 반품 잇따라

입력 2020.04.04. 06:00 댓글 0개
없던 정기휴무 생기고, 한 달 넘게 문 닫고
국제선 여객 증발에 파리 날리는 면세점
"재고 쌓여 창고도 넘친다"…반품 시도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휴점으로 닫혀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함에 따라 한시적으로 매월 셋째주 월요일에 서울 시내 면세점(명동, 강남)을 휴점한다고 밝혔다. 2020.03.16.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휴일 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면세점 업계가 출국객 감소에 궁여지책으로 문들 닫았다. 국제선 항공여객이 90% 이상 줄면서 공항 면세점은 한 달 넘게 휴식기를 갖는다. 시내 면세점도 주1회 정기휴무일을 만드는 추세다.

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 위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코엑스점과 부산점이 매주 월요일 휴무에 들어간다. 제주점은 주말 이틀과 공휴일 모두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16일부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강남점도 월 1회 휴점하기로 했다.

국제선이 뜨지 않는 지방공항들도 면세점 문이 굳게 닫혔다.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과 김해공항점이 오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쉬기로 했다.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과 제주공항점도 영업을 중단했다.

이 같은 결정은 항공편 수 자체가 줄면서 면세점을 이용할 고객들이 증발하면서 이뤄졌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기준으로 전 세계 191개국이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를 하면서 국제선 여객은 96% 급감했다.

면세점 이용 고객인 출국자들이 감소하면서 자연히 매장은 파리를 날리게 됐다. 문을 열어봐야 방문하는 소비자가 뜸한데, 매장 유지를 위한 부대비용과 인건비만 더 들 뿐이다. 이에 아예 영업 시간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5% 급감했다.

대규모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용유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면세점은 정부로부터 특허권 심사를 받아야 영위할 수 있는 업황이다. 정부 심사 평가 중 사회공헌이나 상생 항목이 절반에 가깝다. 롯데·신라·신세계 빅3 업체가 앞다퉈 중소 협력사에 자금 지원을 하는 등 고용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고 처리에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업계는 봄철 관광 성수기를 예상하고 3~6개월 전 상품을 발주하는 관행에 따라 대량 발주했지만, 갑작스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장기 체화재고를 포함, 약 3조원의 재고물량이 쌓였다. 이 때문에 면세점들은 입점 브랜드에 반품 관련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직매입한 물품을 물류센터에 적재하고 있는데, 포화 상태를 넘어선 수준"이라며 "반품이 쉽지는 않지만, 상황이 워낙 안좋다보니 브랜드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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