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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재테크 지형

입력 2020.04.04. 06:00 댓글 0개
금리노마드족, MMF·파킹통장에 쏠려
"美 확산세 꺾일 때까지는 투자 자제"
"국내:선진국:신흥국=4:3:3 투자" 조언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갈 곳 잃은 뭉칫돈이 늘어나고 있다. 주가 저점을 찍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향하는 반면 당장 투자처를 찾지 못해 망설이는 여유자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나 파킹통장 등을 이용하는 모습이다.

파킹(parking)통장은 잠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듯 언제든지 돈을 넣고 인출할 수 있는 통장을 말한다. 예치 기간이 짧아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MMF 설정액은 143조5800억원으로 월말 기준 사상 최대금액을 기록했다. 한 달 뒤 23조5000억원 가량 빠진 120조원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일종의 대기 자금으로 볼 수 있다. 금리노마드(nomad)족이 많아진 것은 최근 파킹통장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대표적인 파킹통장인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은 연 2.0% 금리를 제공한다. 중간에 찾으면 예치한 기간만큼의 이자를 받게 된다.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이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몰려 지난 2월 말 기준 가입자수 30만명을 넘어섰다. 수신잔액도 1조원을 돌파했다.

OK저축은행이 지난달 23일 2000억원 한도의 특별판매로 내놓은 'OK안심정기예금' 상품도 파킹통장으로 활용 가능하다. 연 2.1% 금리로 가입기간이 3년이지만 1년이 지난 뒤부터는 중도 해지하더라도 같은 금리가 적용된다. 이런 혜택 덕분에 출시 하루 만에 500억여원, 지난 2일까지 1650억원이 판매돼 조기 마감을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SC제일은행의 '마이줌통장'이 대표적인 파킹통장이다.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가입자가 20% 가까이 증가했다. 출시 이후 누적수신액은 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금리가 연 1.0%에서 연 0.6%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한 이후 은행 예금금리가 0%대까지 내려간 영향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수시입출금 통장을 파킹통장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연령제한, 결제실적, 급여이체 등 조건이 많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금융권에서 파킹통장에 주력하는 까닭은 고객들에게 자사 상품을 홍보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기성 자금이라도 파킹통장 상품을 팔면서 고객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동시에 다른 상품으로 안내할 수 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언제가 투자할 수 있는 적기일까.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당분간 유동성을 확보해두라고 조언한다. 적어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뒤에 투자를 고려해보라는 것이다.

남들이 투자한다고 덩달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개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매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PB팀장은 "지금 당장 특정 상품에 가입하지 말고 월급이 들어오면 MMF 등에 모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미국 확진자수 증가세가 멈출 때(4월 말 예상) 투자를 고려해봄 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목으로는 국내 코스피200 인덱스, 미국 IT 등 성장가능업종 관련 펀드, 동남아 기업 주식 펀드에 각 4대 3대 3으로 나눠서 투자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경험이 있는 분들은 조기 상환이 안 될 수 있는 점 등을 유의한다면 지금 수익성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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