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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안갯속' 코로나 장세···신중론 우세

입력 2020.04.03. 14:17 댓글 0개
서울 집값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집값 조정 불가피…조정폭 코로나가 '좌우'
"서두를 필요 없어" 다수 전문가 신중론
일부 "무주택자 늦어도 하반기 움직여야"
[서울=뉴시스]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15억원 초과 단지 위주로 가격 떨어지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상대적 저가 단지가 몰려 있던 노원, 도봉, 강북구도 상승세가 축소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서울 집값이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본격적인 침체기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단기 조정 후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경제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줄지가 조정 기간을 결정하는 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 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3일 한국감정원 주간매매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31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2% 하락해 약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한정됐던 하락세가 이번 주에는 성북구(-0.03%), 광진구(-0.02%), 마포구(-0.02%), 강동구(-0.01%), 종로구(-0.01%), 중구(-0.01%), 용산구(-0.01%), 성동구(-0.01%)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서울 25개구(區) 중 14개구 집값이 상승세를 멈췄거나 하락 전환했다. 강남3구 하락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다 코로나19 사태 충격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 하반기 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반기에 정책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조정 기간이 짧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물이 쌓이지 않는 상태여서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매물이 쌓이고 기대심리가 꺾어야 하는데 지금 일부 매물만 나오고 있는 수준"이라며 "아직 기대 심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언제든 반등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6월 말까지 예고된 10년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 결정에도 아직까지 급매물 출회가 제한되는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수에 따른 안갯속 장세 속에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실수요자들은 현재 시점을 서울 내 집 마련 기회로 보고 저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3.23. radiohead@newsis.com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도 언제쯤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양 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정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그동안 5~6년 지속적으로 상승한 부담감도 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지금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지금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일 때는 관망세를 갖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최근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 역시 "시장이 어려울 때는 쉬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며 "강남권 가격 조정이 시작됐기 때문에 수도권 풍선효과도 더 이상 힘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당분간 보수적으로 시장을 보면서 시장의 방향이 결정된 다음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반기 중 매입을 목표로 시중에 나오는 급매물에 대해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지 않고 경제활동이 살아난다면 집값 조정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량이 줄어들지 않는 상태라서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가격 하락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관련 매물이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여 가격이 떨어지기를 막연하게 기다리는 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면서 "무주택자나 좀 더 나은 입지로 옮길 계획을 가진 1주택자라면 적어도 상반기,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매수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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