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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대기업 자구노력이 우선···시장보다 좋은 조건 어려워"

입력 2020.04.02. 19:24 댓글 0개
"채안펀드, 당초 취지에 맞게 운영…여전채 등 매입조건 협의 중"
"개인투자자 매수행렬 고맙지만, 묻지마식 투자 자제해야"
[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컨퍼런스콜로 열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α'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0.04.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대기업 지원과 관련,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우선"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대기업들에 시장보다 유리한 조건의 지원은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100조원+α'의 준비·집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주재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달부터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와 회사채 시장 지원방안 등 중견·대기업 자금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간 정부는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 가용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1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시장 조달 노력이 우선인 만큼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이 금리, 보증료율, 만기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 역시 이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당초 조성 취지에 맞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채안펀드가 여전채 매입을 보류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1일 채안펀드 1차 조성분 약 3조원이 납입, 2일부터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금융위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 등이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경우 1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먼저 이행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기업어음매입기구(CPFF) 운영과 관련해 발행기업에 지나치게 유리한 금리조건을 제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조건에도 채권매입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규모,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현재 금리 등 매입조건을 협의 중이며 앞으로 여전채 만기도래 및 차환 동향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단기자금시장의 경우 유동성 우려에도 지난 3월 분기말 시장상황이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유동성 우려 등 불안심리가 확산됐지만 분기말이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갔다"며 "4월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안펀드, 증안펀드 등을 통해시장안정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1월20일부터 3월31일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 19조9000억원, 코스닥 2조3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고객예탁금도 28조1000억원에서 43조원으로 급증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리 기업에 대한 애정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투자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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