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출신 청년들이 5·18 왜곡 앞장서다니

입력 2020.04.01. 18:03 수정 2020.04.01. 19:28 댓글 0개
왕자·시둥이 등 광주 기반 활동하며
증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식 왜곡
전두환 계엄령 확대 합리화하기도
“정치권 무관심이 왜곡 세력 부추겨”
광주 거주 우파 유튜버 시둥이(본명 송시인)가 지난해 5월 떠돌았던 5·18 유공자가 공직자를 싹쓸이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하고 있다. 출처 시둥이 유튜브

정치권이 5·18역사왜곡 처벌법 제정에 무관심한 사이 온라인상 5·18 왜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이 지역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청년들까지 '아니면 말고'식 가짜뉴스를 만들어내 퍼트리는 등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폄훼와 왜곡이 반복되고 있다.

1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건의 5·18 왜곡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됐다는 신고가 재단에 접수됐다. '왕자'와 '시둥이'라는 채널로 두 곳 모두 자신을 광주 거주 유튜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유스퀘어, 말바우시장 등 광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따로 또 같이 영상을 촬영, 5·18 폄훼와 왜곡에 힘을 쏟고 있다.

광주 거주 우파 유튜버 '왕자'가 지난달 초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하던 중 '문재인 간첩'이라고 말해 상인들로부터 "신천지면 가라"고 면박받자 고성을 내며 말싸움을 했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노출했다. 출처 '왕자'유튜브

'왕자'는 최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 했다. 그는 1980년 5월21일 광주 톨게이트를 통과하던 계엄군이 잠복한 시민군의 공격을 받은 점, 당시 전라도에 트럭 운전면허소지자가 200명에 불과한데도 트럭과 버스 등 400여대가 탈취된 점, 시민군이 44곳의 무기고 위치를 알고 있었고 광주교도소를 6차례 습격한 점 등을 예시로 들며 5·18 배후설을 암시했다.

이 유튜버는 평범한 시민들이라면 어떻게 군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 행동을 할 수 있겠냐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진실을 알고 나니 5·18이 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와르르 무너졌다"며 "유공자 명단 까라는 이들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또 다른 유튜버 '시둥이(본명 송시인)'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역시 자신을 광주에 산다고 소개하며 "당시(1980년) 혼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계엄령이 내려졌는데 학생들이 집회하려고 하니까 군인들이 진압한 것"이라는 전두환의 계엄령 확대 주장에 옹호하는가 하면 5·18유공자들이 공직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유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만원씨가 기존에 했던 주장을 바탕으로 한 가짜뉴스라고 잘라 말했다.

광주 출신 유튜버 '왕자'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5·18 가짜뉴스를 소개하는 모습. 실제 장소는 톨게이트가 아닌 광주공단(현 유스퀘어)다.

5·18 백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저자인 이재의 박사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허무맹랑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80년 5월21일 20사단 지휘부 차량 14대가 시민들에 탈취된 장소는 광주톨게이트가 아닌 옛 광주공단(현 유스퀘어)으로 도심이다. 당시 광주 곳곳에서 시민들의 시위가 전개됐고 20사단도 병력을 태운 차량이 아닌 운전수 등 2~3명씩만 탑승해 있었다.

즉 시민들이 광주 외곽에서 잠복해있다 조직적으로 계엄군을 공격한 것이 아닌 것이다.

시민들의 군용차량 탈취는 전날 광주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로 시민 5명이 숨지는 등 도심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던 계엄군의 무차별적 진압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당시 광주에 파견됐던 보안사 홍성률 대령도 1995년 검찰 조사에서 "공수부대가 광주 시민 정서를 감안한 선무활동 대신 강경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광주 시민들이 격분해 시위가 확대됐다"며 계엄군 지휘부가 현지 상황을 오판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박사는 또 시민들이 400여대의 트럭과 버스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공장 직원들의 도움 덕분이었으며 광주의 상황을 널리 알리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했다. 트럭 면허소지자가 200명이라는 것은 근거도 없고 유튜버 본인이 증명할 사안이라고 했다.

또 광주교도소 습격설은 이미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보안사의 공작으로 드러났음에도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이 박사는 지적했다.

1985년 당시 보안사는 시민군이 광주교도소를 6차례 습격하다 8명의 사망자, 7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고 허위보고를 했으나 진상조사위는 지나가던 시민 6명이 총격으로 숨졌고, 교도소에 접근했던 시민군도 6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문제의 영상들에 대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면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조 상임이사는 그러면서 "정치권이 5·18 왜곡 특별법 제정에 무관심한 사이 왜곡과 폄훼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치닫고 있다"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중요한 획을 그은 5·18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정치권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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