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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실적결산] 기업들 1000원 팔아 50원 남겼다...올해 전망은 더 암울

입력 2020.04.01. 19:07 댓글 0개
미중분쟁에 교역량 타격→韓상장사 이익 급감
나빴던 2019년…올해도 코로나19에 감익 전망
"올 1분기 실적이 잣대…단기회복 어려울 수도"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 악화, 수요 부진에 따라 올해도 이익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종의 사이클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며 전체 상장사의 이익 증가세를 점쳤으나 코로나19가 연초에 확산됨에 따라 연간 기준 감익을 예상했다.

이달 말부터 나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올해 국내 기업이익 전망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처음 반영돼, 코로나19가 실제 기업이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토대로 쓰일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2019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83곳(제출유예·신규설립·분할합병·감사의견 비적정·금융업 등 69개사 제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2조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04% 감소했다.

매출액은 2006조4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0.4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52조4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2.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09%로 전년 동기 대비 3.0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2.61%로 전년 보다 2.95%포인트 줄었다.

이는 1000원어치 제품을 팔았을 때 원가와 인건비 등 판매 관리비를 제외하면 50.9원을 번 셈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교역량이 크게 감소하며 내수보다 수출을 중심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 많은 국내 상장사들이 대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감익을 예상했고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라며 "반도체 등 코스피 주력 업체들의 연간 실적이 악화하며 지난해 4분기 전까지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난해 대규모 감익이 예상됐는데 작년 4분기에 컨센서스보다 나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30%가량 덜 나왔다"고 진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 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중 무역분쟁이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으며 반도체 업황 악화도 문제로 작용했다"며 "또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이 정보기술(IT) 섹터를 제외하고 없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를 따라가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지난해 11월께 반도체 사이클의 추세적 전환으로 올해 기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왔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등장하며 감익으로 뷰를 전환하고 있다.

기업이익 전망치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올해 1분기 실적이 나오는 이후에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내달 초까지 이어진다.

김학균 센터장은 "기업이익이 연초 약 35% 증익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22%로 하향조정됐다"며 "이달 내로 코로나19가 잡힌다면 증익도 가능하겠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센터장도 "반도체 경기를 중심으로 보면 오는 6월까지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면 반도체 관련 매출이 약 10%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에 코로나가 지속되고 한국이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작년 실적이 크게 나빴더라도 올해도 감익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올해 기업이익 감소 관련 가이던스를 기업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이 나오면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전망치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류와 수요가 동시에 악화하고 있어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단기간 내에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숫자를 보기 전까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 국면에서 시장은 실적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상황으로, 제로금리까지 금리가 내려와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을 덮고도 넘어갈 투자환경이 조성됐다"며 " 최근 바이오주, 온라인 교육주가 상승한 것은 실적 때문이 아니므로 이러한 기업 가운데 지속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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