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코로나19 '병상나눔'으로 '달빛동맹' 더욱 빛나다

입력 2020.03.30. 16:18 수정 2020.03.30. 16:29 댓글 0개
“광주 의료진의 정성 감동의 연속
불편한 것 없냐 등 세세하게 신경”
대구 완치자들 연이어 감사 편지
코로나19 환자 광주서 치료 받은 뒤 감사 선물

"광주에서 첫 날,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하지만 광주 의료진의 정성으로 연일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병상나눔의 일환으로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완치된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들이 광주의 따뜻한 정에 감동했다는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딸과 함께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완치판정을 받은 A씨는 지난 25일 대구로 돌아간 뒤 그동안의 심경을 담은 글을 병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A씨는 "아이와 단 둘이서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도착한 첫 날, 막막함과 두려움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며 "하지만 의료진들이 '잘 잤느냐. 불편한 것은 없냐'며 세세하게 신경써 줘 그 두려움은 이내 무색해졌다"고 적었다.

A씨는 "병상이 없어 며칠을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겠다는 연락이 와 주저없이 내달려 왔다"며 "다음날 아침부터 의료진의 배려와 보살핌이 제겐 매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방호복 차림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저와 아이를 챙겨주신 51병동 간호사 선생님들과 의료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제 아이도 의료진들이 보여준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맛깔스런 참외와 삐뚤삐뚤 써내려간 카드 한 장이 담긴 택배도 전달됐다.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완치돼 대구로 돌아간 코로나19 확진 일가족 4명이 보내온 선물이다.

가족 중 아이가 쓴 카드에는 "간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주시고 밥을 주실 때마다 간식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빨리 나았어요. 건강하시고 힘 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의 아빠는 대구로 돌아간 직후 이용섭 시장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용섭 시장님과 광주시민, 병원 관계자, 소방대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광주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적었다.

지금까지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이 가운데 24명이 완치돼 대구로 돌아갔고 6명이 남아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와 빛고을전남대병원은 확진자들의 단순한 치료를 넘어 아이들 간식과 장난감, 인형, 반찬, 옷까지 챙기며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27일 퇴원한 한 모녀는 병원 간호사들이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고 대구로 향했다. 이들은 경황없이 광주로 오면서 옷을 미처 챙기지 못했는데, 간호사들이 살갑게 준비해준 것이다.

모든 게 달빛동맹의 힘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피어난 '병상나눔'으로, 219㎞의 물리적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은 달빛동맹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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