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민식이법' 발효에도 여전한 안전불감증

입력 2020.03.26. 18:26 수정 2020.03.26. 20:15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사고 예방을 위한 일명 '민식이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걱정스럽다. 제한속도 위반은 물론 도로변 불법 주·정차도 여전하다고 한다. 10여일 후면 개학인데, 등·하굣길 어린이들의 안전이 불안하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무등일보 취재진이 법 시행 첫날인 지난 25일 수창초 등 광주시내 12개 초등학교 주변을 돌아보았다. 스쿨존 내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구간내 제한 속도는 30㎞/h이다. 과속방지턱 등 안전시설이 설치된 곳은 대체적으로 지켜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안전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감속이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 멈춤을 지키는 차량을 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불법 주·정차였다. 상당수 학교 주변 골목길과 도로변은 이들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 사이로 불안하게 오가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개학이 연기된 탓에 그나마 어린이들 통행이 적어 다행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법 시행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쿨존 곳곳이 안전불감증으로 얼룩져 있었다.

불법 주·정차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주행 중인 차량의 운전자 입장에선 아무리 조심해도 도로변 주·정차된 차량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어린이들을 발견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어린이들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잘못은 금지된 곳에 차를 세워 둔 어른들에게 있기에 그렇다.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일반도로의 3배 수준인 12만원으로 올린 것은 이 때문이다.

운전자들에게 처벌 기준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불편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안전을 양보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당장 운전대만 잡으면 급해지고 거칠어지는 잘못된 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한번 더 브레이크를 밟고, 번거롭겠지만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처벌은 사후 대책일 뿐이다. 한 명의 어린이도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최근 무등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