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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패키지 100조 첫날...은행 창구는 여전히 막혔다

입력 2020.03.25. 17:48 댓글 0개
소상공인 신보재단 연계 대출 지연
파견 등 해소 노력에도 아직 역부족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접수도 폭주
금융협회, '코로나19' 지원 협약 체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대상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접수를 하고 있는 모습. 2020.03.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정부가 100조원에 달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소상공인 등의 은행 문의가 폭주하지만 대출이 늦어지는 병목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 영업점에는 소상공인 등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 변동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문의도 마찬가지다.

특히 소상공인의 자금 수요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 연계 보증상품으로 집중되자, 대출을 받기까지 최장 2개월까지 걸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보증 심사 절차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증심사 업무 대행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위탁 업무에 대한 면책을 약속했다.

또 지난 16일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이 지신보에 직원을 파견했지만 아직 성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파견 인력은 보증 상담부터 약정까지 심사를 제외한 업무 전반을 수행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증서 발급 최종 단계는 보증기관"이라며 "(은행 도움으로) 프로세스 앞 단계가 빨라진다고 해도 뒷 단계에서 늦어지면 어쩔 수 없다. 고객들은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실제로 받는건데 효과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확히 얼마나 단축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증재단 업무를 은행이 접수해서 주니까 아무래도 단축됐다고 한다"면서도 "전산화해서 서두를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대행하는 업무는 특성상 비대면이 불가능하다. 영업점 직원들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일이 늘어나고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높아지는 셈이다. 재택근무는 본사 직원만 해당한다. 그래도 위기 상황인지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대구=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소상공인들이 25일 오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정책자금 확인서발급 및 상담 등을 위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2020.03.25. 20hwan@newsis.com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날 주요 도시 소상공인 센터는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을 접수하려는 소상공인들로 혼잡했다. 이날부터 센터에서 긴급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시범 접수를 받기 때문이다. 피해가 가장 큰 대구를 중심으로 수원, 의정부, 성남 등 주요 수도권 센터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대상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저신용 소상공인이다. 기존 대출 여부, 매출 하락 등을 따지지 않고 1000만원(특별재난지역 15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금리도 1.5%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만 이 금액 이상을 대출받으려면 소진공 보증부 대출 확인서를 받은 뒤 지신보 연계 대출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 금융권 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전날 발표한 100조원대 금융지원 방안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협조를 구하는 자리다.

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초저금리 1.5% 자금이 공급되도록 하고, 영업점 등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금융권은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다음달 1일부터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를 자제하고 필요시 신규자금 지원 등에 참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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