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호남 野 3당 통합···대안세력 자리매김 할까

입력 2020.02.25. 18:32 수정 2020.02.25. 20:12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한 야권 3당인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오랜 진통 끝에 당을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체제가 이어져 오던 광주·전남에 새로운 대항마가 탄생한 것이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에서 호남 지역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 3당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각 당 대표와 통합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해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합당선언문에서 "중도통합 정당이 국민 성원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는다"며 "구태 이념 정치와 지역주의 사슬을 끊어내고, 실용주의와 중도 개혁 정치의 한길을 손잡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당명은 '민생당'으로 확정했다.

합당 선언에 따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2선으로 물러났다. 그 자리는 각 당에서 1명씩 추천한 3인의 공동대표로 채워졌다. 김정화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 유성엽 전 대안신당 대표, 박주현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이 맡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김정화 전 대변인을 당 대표로 등록키로 했다.

당장 기존 정당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들 3당 통합이 가져올 총선 구도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민생당의 위상이 원내 3당으로 격상되고 선거 기호도 '3번'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기호가 갖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민생당은 통합 이전에 비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데 보다 유리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통합과정을 지켜봐온 지역민들 사이에선 그리 큰 기대감이 감지되지 않는듯 하다. 말로는 호남 대안세력 운운하지만 실제론 기득권 유지를 위한 헤쳐모여식 이합집산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호남의 입장에서 민주당의 독주에 맞설 대안세력의 출현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민생당이 정말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기존 정당들과의 확실한 차별화와 함께 구호가 아닌 지역발전을 위한 책임있는 정책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탐욕만 가득한 그저 그런 정당인지, 아니면 지역의 미래를 걸어볼 만한 대안세력인지 지켜볼 일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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