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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뉴욕증시·유가 폭락, 금 7년 만에 최고

입력 2020.02.25. 08:29 댓글 0개
코로나19, 중국 외 지역서 퍼져
"낙관적인 자세, 시험받고 있어"
관광 감소에 항공사 주가·유가 ↓
[뉴욕=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2020.02.25.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와 유가가 폭락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는 올랐다.

미 경제 매체들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한국과 이탈리아를 거론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56%(1031.61포인트) 내린 2만7960.80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35%(111.86포인트) 하락한 3225.89에, 나스닥 지수는 3.71%(355.31포인트) 떨어진 9221.28로 거래를 마쳤다.

CNBC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2018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S&P 500지수도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내며 올 들어 기록한 상승분을 상쇄했다.

더 오포튜니스틱 트레이더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베네딕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완전히 문을 닫았다"며 10~15%의 주식 가격조정이 시작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항공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항공사인 델타 주가는 6% 넘게 빠졌다. 아메리칸 항공도 8.5% 하락 마감했다. 카지노 사업자인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윈 리조트는 각각 5.2%, 6.1% 내렸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통제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항공, 관광 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크게 내렸다. 엔비디아와 인텔은 각각 7.1%, 4.0% 하락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실적 전망치를 달성할 수 없다고 선언한 애플의 주가는 4.8% 떨어졌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최고시장전략가(CMS) 퀸시 크로스비는 "지금까지 시장은 코로나19를 낙관적으로 봐왔다. 그 낙관적인 자세가 오늘 시험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납품업체와 공급망을 평가하고, 매출이 둔화할지 여부를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먼저 팔고 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밀라노=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이탈리아 밀라노 중심가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탈리아 누적 확진자는 최소 229명이며 사망자는 7명으로 늘었다. 2020.02.25.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카터 핸더슨은 "주말 동안 진행된 상황을 보면 확진자가 늘고 중국에서 온 사람과의 접촉 없이 감염된 사람도 증가했다"며 "이것은 투자자 그룹과 세계보건기구(WHO)가 눈을 뜨게 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왜 퍼지는지 모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이탈리아와 이란, 한국에서 갑자기 사례가 늘어난 것은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병(epidemic)에서 대유행(pandemic)이 됐다고 확실시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때"라고 밝혔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는 뛰었다. 4월물 금선물은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하며 1.7% 오른 온스당 1676.60달러를 기록,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간다는 점에서,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뜻한다.

국제유가는 내렸다. 코로나19가 중국의 경제둔화와 전 세계 항공편 중단을 불러 원유 수요가 감소하리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7% 하락한 51.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3.8% 내린 56.30달러를 나타냈다.

ING에서 상품전략을 책임지는 워런 패터슨은 투자자 노트에서 코로나19가 원유 수요를 하루 약 40만배럴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 기반 컨설팅 회사인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버 제이컵은 "유럽의 코로나19 사태를 걱정하기 시작하면 대서양의 항공편에 차질이 생기고 미국과 유럽 간 여행이 줄어든다"며 "글로벌 제트 연료 수요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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