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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왓챠 'CPT' 접는다···다른 가상자산은 괜찮나

입력 2020.02.23. 10:15 댓글 0개
한국형 넷플릭스 지향하는 '왓챠'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콘텐츠 프로토콜(CPT)' 규제 및 사업 전망 부족으로 중단
업비트, 18종의 가상자산 유의 종목 지정 안내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왓챠(Watcha)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콘텐츠 프로토콜(CPT)'이 돌연 사업을 종료한다고 공지해 투자자들을 당황케하고 있다.

'콘텐츠 프로토콜' 법인은 지난 19일 자사 홈페이지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공지를 통해 "지속되는 암호화폐(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사업적인 전망의 부족으로 인해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콘텐츠 프로토콜' 법인은 잔여 자산을 모두 이더리움(ETH)으로 환산해 CPT 투자자들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할 예정이다. CPT 회수 및 ETH 보상 신청기간은 올해 4월30일 오후 1시까지다.

'콘텐츠 프로토콜' 법인은 "대한민국 법무법인 및 싱가포르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았다"면서 "법인은 청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CPT는 회수해 소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콘텐츠 프로토콜' 법인은 ICO를 통해 총 2만9333.77 ETH를 모금했다. 현재 CPT 보유 투자자들에게 배분 가능한 잔여 자산은 총 2만6877.68 ETH다. CPT와 ETH의 배분 비율은 1 : 0.000008416826443이다.

현재 CPT의 개당 시세는 2.56원 수준이다. ETH는 개당 가격이 31만원선이다.ICO 모금 당시 ETH 갯수를 현 시세와 곱하면 90억9000만원 정도다. 이번에 CPT 보유 투자자들에게 배분하겠다는 ETH 갯수를 환산하면 83억3000만원이다.

'콘텐츠 프로토콜' 프로젝트는 왓챠, 왓챠플레이를 비롯한 콘텐츠 플랫폼으로부터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수집하는 대가로 소비자에게 가상자산(CPT)를 보상하고, 해당 데이터를 가공 및 분석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판매해 보다 나은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그러나 '콘텐츠 프로토콜' 법인은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가치 변동성 및 복잡한 이용 절차로 인해 일반 콘텐츠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데이터를 제공해줄 여러 콘텐츠 플랫폼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결국 수집된 데이터 또한 수집 대상 및 규모의 한계로 인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및 사업 환경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과 함께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규제 및 회계적 가이드라인이 확립되는 시기도 불명확해 법적/회계적 불확실성과 리스크도 존재했다"며 "사업을 지속하는 것 보다 현 시점에서 중단하고 잔여 사업 자금을 홀더 분들께 돌려드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선 '콘텐츠 프로토콜' 사업 종료에 대해 IPO(기업공개) 추진을 위한 행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왓챠는 지난해 10월 IPO를 추진한 바 있다.

이번 CPT 사태를 지켜본 블록체인 업계는 그간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수많은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줄지어 중단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프로젝트가 ICO(프라이빗, 퍼블릭 토큰 세일) 등으로 투자금만 확보하고 이렇다할 사업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블록체인 업체 대표는 "2018년 초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와 시장 악화로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면서 "자사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역시 중단된 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가상자산만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개발 진척이 이뤄지지 않은 종목들이 허다하다. 업비트는 지난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8종의 가상자산 유의 종목 지정을 안내했다.

유의 종목은 비트코인(BTC) 마켓에 상장된 ▲메메틱(MEME) ▲모네터리유닛(MUE) ▲나가코인(NGC) ▲베리코인(VRC) ▲스웜시티토큰(SWT) ▲노시스(GNO) ▲페더코인(FTC) ▲뱅코르(BNT) ▲비아코인(VIA) ▲페이션토리(PTOY) ▲게임크레딧(GAME) ▲블록파티(BOXX) ▲드래곤체인(DRGN) ▲아이하우스토큰(IHT) ▲휴매닉(HMQ) ▲오케이캐시(OK) ▲오디세이(OCN) ▲모나코인(MONA) 등 18종이다.

이번 업비트의 유의 종목 지정 사유는 크게 3가지다. ▲오랜 기간 동안 프로젝트 개발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프로젝트 개발팀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어려움으로 향후 기술 지원 문제 등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경우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시세 조작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다.

유의 종목 지정 사유 3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종목은 ▲나가코인(NGC) ▲베리코인(VRC) ▲스웜시티토큰(SWT)으로 3종이다. 다른 15개 종목은 유의 종목 지정 사유 2가지에 해당된다.

업비트는 "유의 종목 지정 후 1주일 간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자세한 검토를 통해 최종 상장 폐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해당 소명 기간 동안 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완벽히 소명되지 않을 경우, 업비트는 별도의 공지를 통해 거래 지원 종료에 대한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며, 정확한 거래 지원 종료 일정은 거래 지원 종료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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