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윤석열, 현안 피하고 15년 전 광주 추억만

입력 2020.02.20. 19:03 수정 2020.02.20. 19:16 댓글 2개
시민단체 찬반집회 견해 비롯
수사·기소 분리 질문엔 침묵
“5·18 희생정신 깊이 새겨야”
을 입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고검·지검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광주를 방문했다. 약속했던 오후 2시보다 조금 늦게 광주지검 정문에 도착한 윤 총장은 환영·규탄 집회가 동시에 열리는데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대신 15년 전 광주지검에서 검사로 근무했던 추억을 짧게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수사·기소 판단 주체 분리 방침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첫 지방 순회 방문을 시작했다. 13일 부산을 시작으로 이날 광주, 다음주부터는 대구, 대전 등 고검 권역에 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남색 양복에 보라색 넥타이를 한 윤 총장의 표정은 밝았다. 검은색 제네시스에서 내린 윤 총장은 마중 인사를 나온 박성진 광주고검장, 문찬석 광주지검장 등 6명의 간부들과 악수를 나눴다.

지난 10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사실상 윤 총장 두둔 발언을 한 문 지검장과의 대화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문 지검장과는 별다른 말 없이 악수만 했다. 대신 다른 간부들과 '잘 계셨죠?', '옛날에 같이 근무했었는데' 등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이후 취재진 앞에 선 윤 총장은 '광주 방문과 관련해 환영·규탄 목소리가 동시에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15년 전 이곳(광주)에서 2년여 근무하다가 이 자리에서 전출행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광주에서 정이 많이 들었는지 말문이 나오지 않았는데 당시 검사장께서 박수로 마무리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청사나 주변 건물도 그대로여서 아주 반갑다. 나머지 이야기는 직원들과 나누겠다"며 청사로 향했다. 이후 고법원장실에서 간부들과의 예방에 이어 직원 간담회, 청사 순시 등의 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총장은 검사·수사관 등과 비공개 간담직원들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겨 현안 사건 공판의 공소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최근 형사법 개정 방향에 맞게 소추와 공소유지의 준비 과정인 수사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재판을 준비하는 업무로 검사실 업무를 과감하게 바꿔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윤 총장의 방문에 맞춰 광주고·지검 정문 앞에서는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윤 총장 행보를 지지하는 보수성향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연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사 정문 앞 왼쪽 인도에서 '윤 총장 환영대회'를 열고 '윤석열 파이팅 잘한다', '윤석열과 공정한 검찰에게 헌법과 국민이 명한다. 정의를 사수하라' 등을 외쳤다. 건너편 인도에서는 광주시민들로 구성된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과 '광주전남 민주시민 촛불버스' 등이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일부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는가 하면 청사를 떠나던 윤 총장은 오월단체 소속 여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5·18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윤 총장이 대답하지 않자 차량을 가로막으며 항의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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