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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나라의 정 한데 느끼고 갑니다"
입력 2020.02.20. 16:38 수정 2020.02.20. 16:38 댓글 0개여학생 두 명 장석웅 교육감 방문 한국어 손 편지 전달
"한국에서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1년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앞으로 한국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쿠바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독립유공자 후손 2명이 전남도교육청 지원으로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한국어와 직업교육을 받고 귀국을 앞둬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도국제교육원은 지난해 3월부터 2020년 2월 말까지 도교육청 지원으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쿠바 거주 한인 독립운동 후손 학생 두 명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쿠바 이름으로 멜리사, 아리아네인 두 학생은 110여 년 전 일제 강점기에 멕시코와 쿠바로 이민을 떠나 고된 노동과 힘든 생활 속에서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모금해 전달했던 독립유공자의 4대, 5대 손이다.
전남국제교육원은 이 학생들이 머무른 지난 1년 동안 할아버지나라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쿠바에 돌아가 안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했다.
이 학생들은 전남미용고등학교에서 미용 관련 전문적 직업교육과 학교교육과정을 통해 헤어와 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을 습득했다. 또 한국어와 한국문화이해 교육, 제주, 경주, 군산, 전주, 부산 등 다양한 문화 유적지 탐방을 통해 할아버지 나라인 한국의 언어, 문화, 역사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여수여자고교에서 동아리 활동, 방과후 활동 등 학교생활을 체험하고 여수여고 학생과 매칭해 홈스테이를 하며 한국문화와 모국어를 배웠다. 여수여고 학생들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이 학생들을 위해 교복을 맞춰주며 학교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낌없이 보내줬다. 홈스테이 가정의 부모들은 지역 문화와 역사 탐방을 시켜주는 등 자신의 자녀들처럼 적극적으로 보살피며 지원했다.
이에따라 해당 학생들은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해 4급과 2급 자격을 획득했으며, 1년 간의 미용기술훈련으로 쿠바로 돌아가 취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헤어·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성공리에 마치고 이달 말 쿠바로 돌아갈 예정인 두 학생은 최근 도교육청을 방문, 장석웅 교육감에게 그동안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인사와 함께 1년 동안 익힌 한국어로 손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학생들은 편지에서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역사와 한국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쿠바에 돌아갈 때는 한국에서 행복하기만 했던 기억들을 가지고 갈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석웅 교육감은 "할아버지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모든 게 낯설었을 지난 1년 동안 잘 참고 이겨 내준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며 "쿠바에 돌아가서도 한국인의 후손임을 잊지 말고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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