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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자객 출마' 논란에 與 뒤숭숭···"왜 또 조국 소환되나"

입력 2020.02.18. 18:41 댓글 0개
김남국 '강서갑 출마'에 금태섭 "조국 수호 선거냐"
與 일각 "조국 사태 부각될까해 金에 우려 전달"
'회견 취소' 김남국 "'조국 수호'는 허구적 프레임"
"금태섭은 골리앗, 나는 다윗…공정한 경쟁하자"
與 박광온 &quo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변호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내용의 휴대폰 메시지를 보고 있다. 2020.02.1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김남희 기자 = 오는 4·15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갑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변호사가 18일 일단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했지만, '금태섭 자객 출마' 논란에 '조국 선거'가 재연될 우려가 겹친 더불어민주당은 뒤숭숭한 모양새다.

민주당은 김 변호사의 출마 회견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는 입장이나, 자칫 '조국 사태' 재점화를 우려한 당내 의원들이 알음알음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김 변호사가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당 안팎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4시30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금태섭 의원(초선)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갑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회견을 취소했다.

이는 금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변호사 출마에 대해 "우리 당을 위해서 내가 막아내야 한다. 이번 총선을 '조국수호 선거'로 치를 수는 없다"며 "강서갑이 19대 총선 때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고 말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금태섭 의원님이 의원총회에 들어가신 이후에 저에게 출마를 포기하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의원님께서 '막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설마 저의 출마 자체를 막겠다는 말씀이신지 조심스럽게 여쭙고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20·30세대 청년들에게 내 자리라도 내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금태섭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해, 강서갑 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남국 변호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07. bluesoda@newsis.com

금 의원은 정부·여당의 권력기관 개편 국면과 지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태 당시 '소신 발언'을 이어온 대표적인 당내 소신파로,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본회의 표결 땐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반면 김 변호사는 조 전 장관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 모습을 기록하겠다며 출범한 '조국백서추진위원회'에 필자로 참여한 데다가, 서울대 대학원 행정법 박사과정을 수료해 조 전 장관을 은사로 모신 까닭에 당 안팎에선 금 의원을 향한 '자객공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이제부터 자신을 귀히 여기시라. 앞으로 민주당 자폭의 도화선이 되실 몸"이라고 말하며 융단폭격을 했다. 그러면서 "강서갑에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자, 제2의 조국대전에 대비하자"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선거'가 부상하는 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일부 의원들은 알음알음 김 변호사에게 불출마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례로 이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박광온 최고위원이 김 변호사 사태를 우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아 보는 모습이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2020.02.17. photothink@newsis.com

박 최고위원이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가만 생각해보니 김남국 인재영입부터가 실수가 아닌가" "대통령님은 분명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그분을 놔주자고 그랬는데 왜 당은 아무 생각 없이 그분을 다시 소환하는 것인지"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와 관련, 한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본회의장에 삼삼오오 모인 의원들이 다 걱정이 많더라"며 "김 변호사와 연이 있는 몇몇 의원들이 그런 기류를 전달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출마가 지도부와의 교감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전혀 없었다"며 "우리 당이 바보들의 집합소가 아닌 이상에야 정 전 의원을 못 나가게 하고 거길 그 사람에게 공천을 어떻게 주겠는가"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김 변호사의 출마가 조국·비조국 대전으로 번진 듯 하다"며 "잠잠하던 조국을 왜 소환했는지 참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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