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英, "우리 잊었냐" 호소에 日크루즈 자국민 구출 검토

입력 2020.02.17. 23:20 댓글 0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한 자국민 74명 철수 검토
영국인 탑승객 "언어 통하는 본국서 격리시키라" 호소
[요코하마=AP/뉴시스] 16일 밤 요코하마항 정박의 크루즈 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객실 곳곳에 불이 환하게 켜진 가운데 버스가 앞에 도착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중으로 미국인 탑승자들을 하선 귀국시킬 방침이다. 크루즈선은 4일부터 코로나 19 감염확산 위험으로 강제 정박된 상황이며 하선한 미국인들은 전세기 귀국 뒤 14일간 의무 격리 조치된다. 2020. 2. 16.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영국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자국민 구출을 검토 중이다.

BBC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영국인 74명을 구출하기 위해 항공편 파견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모든 이들을 안타깝게 여긴다"면서 "의료 책임자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신 권고에 따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한 영국인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긴급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하고 있는 영국인 승객들은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이 선내 자국민 철수를 추진하자 자국 정부에도 구출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인 탑승객 데이비드 아벨은 지난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자국민 구출 조치를 시작한 반면 영국 정부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영국인 탑승자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잊힌 느낌이다. 우리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고 솔직히 우리가 집에 돌아오는 걸 바라지 않는 것 같다"며 영국 정부에 구출을 촉구했다.

그는 "총리는 '침착하고 당황하지 말라'는 말만 하는데 당신이 이런 상황에 놓여도 그럴 수 있을지 보고 싶다"며 "우리를 데려가서 의료시설에 곧장 보낸 뒤 언어가 통하는 이들에 의해 격리 처분시키라"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3700여 명이 탑승 중이다. 선박 내에서는 여정 중 홍콩에서 잠시 하선한 중국인을 시작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배를 요코하마항 해상에 격리 처분시켰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7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99명이 추가로 발생해 선박 내 감염자가 총 454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전세기 두 대로 이 선박에서 자국민 탑승자 340명을 구출해 미국으로 데려왔다. 귀환자 가운데 1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인원은 14일 동안 격리 처분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