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악수(握手) 자제령

입력 2020.02.13. 18:36 수정 2020.02.13. 19:30 댓글 0개
윤승한의 약수터 무등일보 논설위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4·15총선을 목전에 둔 정치권이 '악수 자제령'이란 극약 처방을 내렸다. 최소한 정치권이 현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인식돼선 안된다는 절박감이 깔린 조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달 초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선거운동은 안된다"며 "악수 등 접촉하는 선거운동 방식을 피할 것"을 주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각 정당은 유권자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는 한술 더 떠 악수를 반드시 금지할 것과 함께 어겼을 경우 징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가장 일상화된 인사법인 악수가 어느 순간 정치인들의 기피대상 1호가 된 것이다. 징계 얘기까지 나올 지경이고 보면 무섭지 않을 수 없다. 설마 악수 한번 했다고 불이익까지 받을 리 없다. 그럼에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안지킬 순 없는 노릇이다. 최소한 지키는 척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악수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인사법이다. 악수는 원래 부족간 전쟁이 빈번했던 시대에 손에 무기가 없음을 증명하는 '상호 신임'의 표시였다고 한다. 왼손 악수가 먼저라는 설은 흥미롭다. 옛날엔 왼손 소매에 무기를 숨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오른손이 '검을 잡는 손'이라고 해 오른손 악수로 바뀌었고, 그 악수법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때문인지 지금도 악수할 때 장갑을 끼면 실례되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진다.

선거를 치러야 할 정치인들 입장에선 '악수 자제령'이 참 불편하다. 얼굴을 알리는 데 악수만한 게 없기에 그렇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악수가 효과면에선 그만이다. 유권자들에게 친밀감은 물론 의지까지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그나마 얼굴이 잘 알려진 기존 정치인들은 체감 정도가 덜하다. 하지만 신인 정치인들은 선거일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속이 타들어갈 수 밖에 없다. 무슨 수로 얼굴을 알리고 정책도 홍보하란 거냐는 아우성이 터져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건 다행스럽다. 모두가 힘든데 나만 더 힘들다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가 신인 정치인들에겐 또하나의 가혹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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