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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명지병원 "신종 코로나 고위험군 칼레트라 투여해야"

입력 2020.02.12. 18:13 댓글 0개
이왕준 이사장 "국민 공포감 크지만 충분히 치료 가능, 차분한 대응 필요"
"28번 확진자도 증상이 낮았을 가능성 높아…이르면 금요일 퇴원 가능"
"확진자 무조건 전염력 있다는 생각은 코로나 특성 외면한 비과학적 생각"
12일 명지병원서 열린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

[고양=뉴시스] 이경환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퇴원한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의료진은 12일 병원 농천홀에서 환자와 관련한 치료경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의료진은 코로나19 고위험도 군에게 초기부터 에이즈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를 투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 논문을 발표했다. 이날 퇴원한 3번 확진자(54세, 한국)가 칼레트라 투여 후 극적으로 호전됐다는 논문을 근거로 내놨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코로나19에 대해 공기 감염, 무증상 감염, 대변을 통한 화장실 감염 등으로 국민들의 공포감이 크지만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발생한 지 4주가 지났다"며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호전됐고 대부분 환자들이 경미한 증상만을 보이는 등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명지병원 이 이사장, 진단검사의학과 임재균 교수, 호흡기내과 박상준 연구부원장, 감염내과 최광연 교수, 강유민 교수와의 일문일답.

-오늘 퇴원한 3번, 17번 확진자는 어떤 치료 과정을 거쳤나.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귀국한 3번 확진자는 이틀 뒤 열감, 두통, 몸살 등 증상을 보이다 25일 스스로 보건소를 찾아 명지병원에서 격리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치료 6일 째 시행한 CT 소견에서 폐렴이 진단된 3번 확진자를 대상으로 항HIV 제재인 칼레트라를 투여했고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을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량을 측정, 관찰했다. 투여 다음날 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됐고 폐렴 증세도 현저하게 호전됐다.

3번 확진자의 치료 과정을 담은 연구논문은 12일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될 예정이다.17번 환자는 심한 폐렴 증상으로 치료를 받다가 호전 중이던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명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았다. 고열 증상도 보였으나 면역력을 스스로 회복했다.지난 7일과 11일 시행한 검사에서 2회 연속으로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이 결정됐다."

-28번 확진자는 뒤늦게 양성 반응이 나왔다. 잠복기가 의미 없는 것 아닌가.

"3번 확진자와 우한시부터 동행한 28번 확진자는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아 PCR 검사를 하지 않았다. 이 환자가 중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해 실시한 검사에서 미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번 확진자가 주목 받는 이유는 14일의 잠복기를 근거해서 방역대책이 취해지고 있는 이 환자의 잠복기가 길다는 점이다. 3번 확진자와 우한시부터 동행한 이 환자의 경우 지금까지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12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환자 28명 중 3명이 추가로 검사 결과 2회 음성이 나와 총 7명이 격리 해제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오늘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감기처럼 몸 속에서 바이러스가 있다가 없어지는 무증상, 불연성 감염이라고도 하는데 코로나19에서는 첫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완치가 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28번 확진자가 잠복기가 긴 환자라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 무증상 감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다만 현재로서 잠복기 14일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이런 긴 잠복기를 인정하고 방역대책을 수립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중국에서도 24일까지 잠복기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역학조사가 충분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28번 확진자로 무증상 감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크다.

"중국 국적인 28번 확진자의 경우 3번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던 이 환자는 격리해제를 앞두고 한 PCR 검사에서 미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감염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8번 확진자는 성형외과 수술 이후 진통제와 해열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했기 때문에 증상이 낮았을 가능성이 높다. 복용을 중단한 이후에도 증상 자체가 발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무조건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염력도 환자가 몸에 지니고 있는 바이러스 양과 비례한다. 이 환자는 굉장히 미량의 바이러스만 검출돼 증상이 없이 누군가에게 전파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코로나의 특성을 외면하는 비과학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28번 확진자는 오늘 검사에서 음성 판정됐고 앞으로 두차례 PCR 검사를 거친 뒤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에 퇴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령에 따른 호전도 차이가 있는지

"바이러스 감염 자체가 연령과 성별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다만 연령이 어릴 수록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가 상대적으로 적응력이 빠르다고는 볼 수 있다. 특히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차이는 더 클 것으로 판단한다.중국에서도 우한을 제외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에서 보면 60세 이상에서 중환자실 입원, 중증환자 비율, 사망자 수가 크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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