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18특파원 리포트’ 진실 밝히는 힘 됐다

입력 2017.08.24. 16:47 수정 2017.12.11. 13:10 댓글 1개
윤장현 시장, 20년 전 내외신기자들 찾아 생생한 체험록 책으로 엮어
위르겐 힌츠페터, 이 책 통해 처음으로 택시운전사 ‘김사복’ 언급
윤 시장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과 기록 모여 온전한 진실 된다”

“우리를 안내할 차를 운전하기 위해 ‘김사복’이라는 한국 사람이 우리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5·18의 참상을 가장 먼저 해외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이름을 최초로 언급한 것은 다름 아닌 ‘5·18특파원리포트’(풀빛, 1997)를 통해서다.

이 책은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1997년 시민연대모임 대표로 활동할 당시 아시아 인권활동가 서유진씨와 의기투합해 발간한 것이다.

서 씨는 “20년 전 여전히 소외와 차별로 칠흑 같은 어둠의 광주를 밖으로 끌고 나가서, 다시 광주로 들여오자는 윤 시장의 제안에 나는 ‘정말 좋은 생각이다’고 외치며 그 자리에서 동의했었다”고 지난 날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당시 윤 시장과 서씨는 1980년 5월 26일 전남도청에서 산화한 윤상원 열사의 마지막 외신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내외신 기자들을 수소문해 찾기 시작했고, 블레들리 마틴(‘볼티모어 선’ 서울특파원)을 시작으로 위르겐 힌츠페터(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 테리 앤더슨(AP통신 기자) 등 18명을 찾아 17년만에 다시 광주로 초청했다.

비행기값과 숙식비를 모두 개인적으로 부담해 역사의 산 증인을 한 자리에 모은 윤 시장은 이들에게 “기자로서 못다한 이야기, 한 인간으로서 80년 5월 광주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써 달라”고 부탁했고, 이렇게 모아진 체험록이 ‘5·18특파원 리포트’로 출간됐다.

이 책에는 위르겐 힌츠페터를 비롯해 외신기자 8명과 내신기자 9명 등 17명의 생생한 광주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

또 이 책은 ‘Kwangju in the Eyes of the World’라는 제목의 영어판도 함께 출간되어 5·18의 참상과 진실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2000년 ‘The Kwangju Uprising’이라는 제목으로 미국과 영국에서 다시 한 번 출간됐다.

서씨는 “지금 생각해도 5·18을 세계화하여 국내로 역류시키자고 제안했던 윤 시장의 생각은 매우 탁월했다”며 “그 열정과 헌신이 광주의 진실을 지키는 소중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1985년 출간된 5·18 최초 백서인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발간에도 참여했다. 이 책은 5·18에 관한 기록과 증언들을 자세하게 담고 있으며, 윤 시장은 의료인으로서 5·18 부상자와 사망자에 대한 자료를 찾아 제공했다.

윤 시장은 “그동안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과 기록이 모여 하나의 온전한 진실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며 “이번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 또한 우리가 진실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류성훈기자 ytt778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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