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올해의 사자성어

입력 2020.01.30. 17:46 수정 2020.01.30. 19:49 댓글 0개
손미경 건강칼럼 조선대학교치과병원장

매년 12월이 되면 한국 교수협의회에서 발행하는 교수신문은 국내의 정치 상황이나 세태를 반영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교수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총 1046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공명지조(共命之鳥'가 2019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선정되었습니다.

공명지조는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인데 한 머리가 몸에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한 머리가 질투를 느껴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서 결국 새가 죽게 되었다는 설화에 근거합니다. 즉, 자기만 있고 남이 없으면 함께 공멸한다는 뜻으로 공생관계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상대를 공격하다 함께 죽는 어리석음을 지적합니다.

혼잡한 정쟁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이기려고만 하고,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자기도 죽게 됨을 모르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비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합니다.

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 을 꼽았다고 합니다.

과거 보릿고개나 전쟁 등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함에서 유래된 말이 모든 것이 풍요롭게만 보이는 현대에서도 사용된다는 것에서 우리 직장인들이 삶의 무게와 고뇌가 느껴집니다.

일반인들은 각자도생을, 교수들은 각자도생하다 공멸한다는 공명지조를 지난 한 해를 표현하는 말로 선정되었다는 것이 참 놀라우면서도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두 사자성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다른 듯하지만 또 같습니다. 두 사자성어 모두 현재 우리 삶에 있는 경쟁과 갈등, 척박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개인주의가 망연한 현대사회에서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지 다시금 반성하게 합니다.

행복은 나 혼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함께' 라는 사회 안에서 행복이 있습니다. 내 가족이, 내 동료가, 내 민족이 평안할 때 나에게도 평안이 찾아옵니다. 무거운 것도 나눠 들면 가벼워지고 기쁨도 함께 할 때 배가 된다는 가장 단순한 말 안에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들어있습니다.

카톨릭 미사전례에서는 서로 평화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사제와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교우들과 '평화를 빕니다'라고 하며 강복과 평화를 빌어주는 시간입니다.

낯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담아 평화를 빌어주는 순간은 마치 돈으로 살수 없는 큰 선물을 주고받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다고 하듯이 진심을 다해 누군가의 평화와 복을 빌어주면 제 마음속에 더 큰 평화와 행복이 채워짐을 느낍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지난 한 해 동안 소원했던 관계에 대해서, 또는 이루지 못한 계획에 대해서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다짐합니다.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에 새해에는 항상 또 다른 희망을 꿈꿀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올 연말에도 같은 반성을 되풀이할지라도, 또 다른 새해의 태양이 떠오르기에 우리에게는 항상 희망찬 미래가 있습니다. 2020년 경자년 새해에는 지난 해 공명지조를 교훈 삼아 각자도생이 아닌 상생과 공유의 가치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긍정과 희망이 담긴 단어가 올해를 추억하는 사자성어로 선택되면 좋겠습니다. 2020년 경자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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