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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글에 불면증에 눈물까지" 50대 세번째 확진자 하소연

입력 2020.01.29. 13:07 댓글 0개
명지병원서 집중관리 받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사진=명지병원 제공)

[고양=뉴시스] 이경환 기자 = 중국에서 귀국한 뒤 서울과 경기 고양시 등을 활보한 사실이 알려진 국내 세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환자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명지병원 국가지정 격리병실(음압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54)씨가 지역 맘 카페 등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잠도 제대로 못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기침을 여전히 하고 있지만 가래는 많이 줄었고 열은 38도 수준으로 떨어져 증상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거주하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A씨는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격리되거나 능동 감시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의 동선을 살펴보면 22~24일 오전까지는 서울 강남 일대 호텔과 성형외과, 한강 등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고 24일 오후 일산 소재 음식점과 카페 등을 이용했다. 저녁에는 일산 모친 자택에서 머물렀다.

25일 오전에는 일산 소재 모친 자택에서 외출하지 않고 1339에 신고, 보건소 구급차를 통해 일산 소재 명지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됐고 다음날 확진으로 판명됐다.

동선이 공개되면서 SNS 등에는 A씨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우한시에 거주를 하다 귀국했으면 자택에 머물렀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A씨가 퇴원을 하는 즉시 구속을 해야 한다"는 등 다소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이 외에도 '벌금 1억원을 내게 하라, 묻지 마 범죄와 다를 바가 없다'거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등 마녀사냥식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본인의 몸을 추스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런 글들을 보고 큰 스트레스를 받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화하던 중 A씨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를 치료 중인 명지병원 박상준 호흡기내과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상태가 양호한 편이지만 환자가 뉴스와 댓글을 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며 "잠을 제대로 못자 수면제 처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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