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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종 질병

입력 2020.01.27. 17:59 수정 2020.01.28. 08:52 댓글 0개
양기생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모두 근래 유행했던 신종 질병 이름이다. 명절 밥상머리에 단골로 올라왔던 정치, 결혼, 취업 얘기 대신 주고받았던 새해 덕담이다.

연초부터 중국 발 신종 질병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우한시에서 촉발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창궐이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증가하고 국내에서도 27일 현재 확진자가 4명으로 늘면서 공포감은 고조되고 있다.

세계적 유행병이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한다는 설도 있지만 공통된 것은 이들 질병이 감염성이 강해 사람들을 극도의 공포속으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연휴 기간 동안 다중 이용시설이나 터미널, 역 등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우한 폐렴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이 가능하고 공기 중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람끼리의 접촉을 꺼리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특히 사스나 신종 플루 때와 달리 이번 우한 폐렴은 잠복기에도 전염되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훨씬 배가되고 있다.

신종 질병에 대한 공포감을 절실히 느낀 적이 있다. 10년 전 초등학생이던 큰 애가 신종 플루에 감염됐다. 열이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검사 결과 신종 플루였다. 가족 4명이 밥 먹는 순간을 제외하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그릇, 수건, 칫솔 모두 따로 사용했고 잠도 큰 애 혼자 재웠다.

당시 유명 탤런트 아들이 신종 플루로 사망하면서 공포심은 가득했다. 큰 애를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은 최고조였지만 겉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일주일 동안 가족 4명이 각자의 공간에서 지내도록 노력했다. 가정의 사랑이 하늘에 닿았는지 다행히 아이는 스스로 극복해 냈다. 뜻하지 않았던 악몽이었지만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었다.

확산 일로에 있는 우한 폐렴에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개인 스스로 철저한 예방과 함께 국가적 방역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도 너도나도 우한 폐렴에 대한 감시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한 폐렴에 희생되는 국민이 없기를 빈다.

양기생 지역사회부 부국장 gingullove@srb.co.kr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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