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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도쿄올림픽, 동메달 이상이 목표'

입력 2020.01.27. 01:37 댓글 0개
"희생하는 원팀 정신 덕분에 좋은 결과"
"오늘은 즐기고, 한국 들어가면 또 준비"
[방콕=AP/뉴시스]대한민국 주장 이상민(가운데)이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사우디와의 0-0 무승부 이후 연장 후반 8분 터진 정태욱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해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20.01.27.

[방콕=뉴시스] 박지혁 기자 = 아시아를 제패한 김학범 감독의 시선은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해 있다. 김 감독은 8년 전 런던에서의 동메달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 감독은 26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목표에 대해 "2012년 동메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올림픽 목표를 말하기는 그렇다"면서도 메달권에 진입하고 싶다는 명확한 희망을 내비친 것이다.

한국은 이날 연장 후반 8분 터진 정태욱(대구)의 결승골로 사우디를 1-0으로 꺾었다. 2014년 대회가 시작된 이래 한 번의 준우승(2016년)과 두 번의 4위(2014년·2018년)를 기록했던 한국은 4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호주와의 준결승전 승리로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선사한 김 감독은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 감독은 "이 대회가 힘들고 어려웠다. 왜냐하면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왔다. 그래야 이 선수들이 장차 A대표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어서다"면서 "성적도 생각해야 했고, 올림픽 티켓도 따야했다. 우승도 해야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어려웠다는 것을 느낀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사우디전에서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연장전을 치렀지만 선수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고 제기량을 발휘했다.

김 감독은 "오늘은 승부차기까지 계산하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사우디의 플레이스타일을 보니 굉장히 늦게까지 경기를 끌고 가려는 모습이었다. 잘못하면 말리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승부차기에 가면 우리가 이긴다'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 우리가 우리 플레이 잘 못해 어렵게 끌고 갔다. 계속 덤비고, 골을 넣으려는 마음이 앞서면 말리게 된다. 그런 점을 계속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팀은 특출한 선수가 없다.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올림픽 본선에는 3장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그 부분을 지금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선수들에 대한 분석과 어떤 팀과 붙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우승 소감은.

"이 대회가 힘들고 어려웠다. 왜냐하면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왔다. 그래야 이 선수들이 장차 A대표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어서다. 그런 것이 힘들었다. 성적도 생각해야 했고, 올림픽 티켓도 따야했다. 우승도 해야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어려웠다는 것을 느낀 대회였다."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동시에 용병술 때문에 애를 먹었을텐데, 어떤 경기가 끝났을 때 잘했다고 생각했나.

"사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부담도 많이 됐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더위에 오늘은 많은 변화를 주지 못해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베스트 멤버를 고집했다면 이런 성적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선택이 선수들에게 잘됐다. 계속 그렇게 훈련한 것이 결승전에 큰 도움이 됐다."

-첫 연장 승부였는데. 불안하지 않았나. 연장전에서는 어떤 점을 강조했나.

"오늘은 승부차기까지 계산하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사우디의 플레이스타일을 보니 굉장히 늦게까지 경기를 끌고 가려는 모습이었다. 잘못하면 말리겠다고 생각했다. 사우디의 득점은 80분, 87분 등에 나온다.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들도 서둘러서 말렸다. '승부차기가면 우리가 이긴다'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 우리가 우리 플레이 잘 못해 어렵게 끌고 갔다. 계속 덤비고, 골을 넣으려는 마음이 앞서면 말리게 된다. 그런 점을 계속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학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풀백 자원인 김진야를 측면 공격수로 처음 내보낸 것은 어떤 점을 노린 것인가.

"김진야가 오른쪽 공격수, 왼쪽 공격수, 사이드백을 하느라 고생했다. 김진야의 투입은 사우디 뒷공간을 노리려던 것이다. 팀에서도 뒷공간 침투능력이 좋다. 고민을 많이 했다. 김진야의 장점과 사우디의 약점을 보고 투입했다."

-우승의 요인은 무엇이었나.

"우리 팀은 특출한 선수가 없다.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목표는.

"지금 올림픽 목표를 말하기는 그렇다. 현재 2012년 동메달 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지성이 어떤 얘기해줬나.

"만나지는 못했다. 언론에서 응원하는 기사를 봤다. 그런 기사가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와일드카드에 대한 복심은.

"그 부분을 지금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선수들에 대한 분석과 어떤 팀과 붙어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조금 기다려주면 좋겠다. 문제점과 보완점은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겠다. 지금은 우승의 기쁨을 더 누리고 싶다."

-여러가지 성과 중에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가장 값진 것은 골키퍼 2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돼 출전했을 때 자기 임무를 충실히 하고, 팀에 아무 문제없이 녹아든 것이다. 선수들을 많이 믿은 힘이 이런 성과를 가져왔다."

-프리킥 찰 때 뭐라고 한 건가.

"이동경이 차느냐, 김대원이 차느냐는 상황이었다. 이동경이 차기로 정리가 됐다."

-2선 자원을 다 교체했는데.

"상대가 수비를 잘한다. 단점은 뒷공간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김진야, 정우영이 장점이 있는 선수들인데 그게 안풀려 수정을 했다."

-교체 카드를 끝까지 아낀 이유는.

"골키퍼, 승부차기 키커를 고려해야 했다. 기다렸다. 우리가 골을 넣을 수도 있고, 그때 수비 보완을 해야하니 마지막 한 장은 끝까지 가지고 있으려 했다."

-골 들어가고 좋아하다 벤치에 앉았는데.

"경기를 하면 할수록 힘들다. 감독도 하면 할수록 힘들고. 선수들한테도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 요즘 경기가 끝나면 많은 허탈함이 느껴진다."

-정우영 처음 데려올 때 없는 유형이라고 칭찬했는데 오늘은 전반 45분만에 교체했다.

"뮌헨에서 처음 봤을 때 공간 침투 능력 뛰어나고 스피드도 있었다. 오래 게임을 못뛰니 그런 부분이 안 되더라. 뭔가 보여주려고 하는 동작이 많았다. 그러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경기가 안 풀리게 된다. 오늘도 역시 자기가 유럽파로서 뭔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좋은 자원이 돼 돌아올 것이다."

-아시안게임 우승 경험이 이번 대회에도 도움이 됐나.

"많은 도움이 됐다. 날씨가 굉장히 덥다. 수비 라인은 안 바꿨다. 그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더라. 원두재, 정태욱은 5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다보니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두 팀으로 준비했던게 이번 대회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다. 두 팀 만드는데 주력한 이유다. 선수들이 그 믿음에 보답해줬고 잘해줬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늘 밤에는 뭘하고 싶나.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오늘은 즐기고, 한국 돌아가면 또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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