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생필품에서 프리미엄까지···'설 선물세트' 변천사 보니

입력 2020.01.25. 07: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올해 설 선물세트 키워드는 단연 '프리미엄'이다. 이마트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을 분석 한 결과 2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 비중은 2017년보다 두 배 늘어난 5.1%였다. 50만원이 넘는 한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 추석보다 36%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특히 프리미엄화가 두드러진다. 가심비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라는 의미다. 비싸도 만족도가 높으면 상관 없다고 여기는 소비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9100만원짜리 와인 세트, 200만원짜리 굴비세트를 내놨다. 프리미엄과 거리가 멀던 편의점도 최고급 선물세트를 내놨다. 씨유(CU)의 천삼 6종, GS25의 '5대 샤또와인세트' 등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 대표 선물세트는 실용적이고 호불호가 없는 제품이었다. 치약·비누·샴푸 같은 생필품이 잘 팔리던 시대를 지나 스팸·참기름 등 식품 선물세트가 인기였던 시기도 있었다. 대형마트의 빠른 성장과 함께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며 중저가 선물세트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었던 때다. 이때와 비교하면 올해 불어닥친 프리미엄 선물세트 바람은 사회 분위기와 소비 트렌드 모두 변했음을 방증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진다"고 했다.

명절 선물세트는 언제나 시대를 반영했다. 1960년대 우리나라가 막 경제 성장을 시작하면서 선물세트라는 개념이 처음 생겼다. 당시엔 서민 생필품이 인기였다. 가장 인기 제품은 설탕과 조미료였다. 우리 경제가 이런 상품 외에 다른 것을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시기이기도 했다.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된 1970년대엔 선물세트가 1000여개 종류로 늘었다. 경제 성장은 선물세트에 치약이나 비누, 피혁 제품 등 공산품을 추가했다. 커피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맥스웰 커피세트가 큰 인기를 모았다.

우리 경제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1980~90년대 중반까지는 선물세트에도 호황 분위기가 반영됐다. 넥타이나 지갑, 허리띠, 스카프 같은 더 '선물스러운' 제품이 추가됐다. 두둑한 지갑 덕분에 '선물 문화'라는 게 정착한 시기다. 꿀이나 인삼 같은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직접 선물을 사주는 게 아니라 원하는 걸 살 수 있게 상품권 문화가 들어오기도 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위환 위기를 거치면서 명절 선물세트는 가성비 위주로 바뀌었다. 이때 가장 유행했던 게 참치캔 등 가공식품 센물세트다.

2000년대 가장 핫 했던 단어는 '웰빙'(Well-being)이었다. 그러자 홍삼 등 건강 관련 제품을 선물하는 게 유행이 됐다. 이런 흐름과 함께 정관장 등 건강 제품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했다. 와인이 본격 보급되면서 나온 와인 선물세트, 식용유 일색이던 기름이 다양해지면서 올리브유 세트 등도 주요 선물세트 중 하나였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2010년대엔 또 한 번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이 인기를 모았다. 스팸·참치캔·식용유·참기름 같은 베스트셀러가 다시 주목받았다.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1~2인 가구가 급격히 늘었고 이들을 위한 가정간편식(HMR)으로 구성된 선물 등도 새롭게 등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경제일반 주요뉴스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