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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연속 올림픽行⑤끝] 멀티골만 4명, 매번 달랐던 김학범호 해결사

입력 2020.01.23. 07:10 댓글 0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9일(현지시간) 태국 랑싯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한국-요르단 8강전 경기, 한국 이동경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 2020.01.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 진출로 도쿄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김학범호의 특징 중 하나는 성패를 결정짓는 해결사들의 면면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스타트는 이동준(부산)이 끊었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 MVP에 빛나는 이동준은 중국과의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13분 교체로 등장한 이동준은 답답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3분 왼발슛으로 굳게 닫혀있던 중국의 골문을 열었다. 덕분에 한국은 첫 단추를 잘 꿰고 '죽음의 조'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이란과의 2차전에서는 조규성(안양)이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이 등장했다. 비록 K리그2에서 뛰지만 K리그팬들 사이에서 조규성은 이미 잘 알려진 선수다. 안양의 주축 골잡이인 그는 현재 K리그1(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 이적설에 휘말릴 정도로 높은 주가를 기록 중이다.

조규성은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벼락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이란의 공세에 한 골을 헌납해 턱밑까지 쫓긴 것을 떠올리면 조규성의 한 방은 단순한 추가골 이상의 값어치를 매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쟁자' 조규성의 활약은 오세훈(상주)의 각성으로 이어졌다. 중국전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오세훈은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멀티골로 2-1 승리에 앞장섰다.

선제골은 정승원(대구)의 슛이 몸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따랐더라도 두 번째 골 터닝슛에서는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마침 경기가 열린 15일은 오세훈의 21번째 생일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특별했다.

[서울=뉴시스]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조규성(왼쪽)과 오세훈은 숙소에서 룸메이트다. 지난해 10월 화성종합경기타운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앞두고 오세훈이 조규성의 GPS 착용을 돕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8강전의 히어로는 누가 뭐래도 이동경(울산)이다. 한국은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만난 요르단에 예상 밖으로 고전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1-1을 유지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하는 듯 했다.

이때 이동경이 나타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했다. 이동경의 왼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과 골키퍼를 지나 골대를 때린 뒤 요르단의 그물을 흔들었다. 농구에서 볼 수 있는 '버저비터 결승골'이나 진배 없었다.

올림픽 티켓이 걸린 호주전에서는 그동안 침묵했던 김대원(대구)이 날아올랐다. 후반 11분 이유현(전남)의 오른발 슛이 골대에 맞고 흐르자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동안 수준급의 경기력과 달리 골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웠던 김대원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덕분에 한국은 호주를 2-0으로 눌렀다.

한국 선수 중 2골을 넣은 선수는 이동경, 이동준, 오세훈, 조규성 등 무려 4명이나 된다. 3골을 기록한 4명의 선수를 이들이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2골 이상을 넣는 이가 나오면 득점왕까지 바라볼 수 있다.

다양한 해결사의 존재는 전술 운용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덕분에 김학범 감독은 상대와 체력 상태 등에 맞춘 변화무쌍한 선발 라인업을 꺼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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