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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더 담고 싶은데'···편입 제한에 속타는 액티브 펀드매니저

입력 2020.01.23. 06:42 댓글 0개
삼성전자 시총 비중까지만 담을 수 있어
액티브매니저 "추가 매수 전략 구사 못해"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삼성전자를 펀드에 더 담고 싶어도 편입 제한 걸려 있으니까 수익을 못냅니다. 이러다 올해 안에 10만원까지 가면 어쩌나 싶습니다."

삼성전자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펀드 편입 제한 룰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국내 주식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1조는 펀드 내 특정 종목 비중이 전체 운용자산의 10%를 초과해선 안 된다고 운용을 제한한다.

예외적으로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0%를 초과하는 종목의 경우 해당 시가총액 비중 만큼 투자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인 약 20~30% 수준까지 담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말 고시한 '2019년 12월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비중'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2.12%, 2.49%로 총 24.61%다.

시장 벤치마크(BM)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해야 하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삼성전자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장세에서 '삼성전자 매수 전략'으로 패시브 펀드 수익률을 넘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11.64% 상승하는 등 주가가 크게 올랐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는 벤치마크를 따르는 방식으로 투자해 삼성전자의 비중이 커지든 작아지든 BM을 벗어나지 않게 조정하는 방향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반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각 섹터, 종목군의 전망에 따라 종목을 추가 편입하거나 제외하는 방식으로 초과 성과를 내기 위해 펀드를 운용한다.

정보기술(IT) 등 특정 섹터, 종목의 전망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펀드 자금을 빼 로스컷을 하고 다른 섹터나 종목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게 된다.

이처럼 초과 성과를 추구하기 때문에 액티브 펀드는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는 경우도 많다. 코스피가 상승하는 시기에 더욱 수익률이 높고 하락하는 시기에 수익률이 더 낮아 변동성이 큰 특징을 갖게 된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감이 모이며 삼성전자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편입 제한으로 인해 추가적인 삼성전자 매수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국내 주식 액티브 펀드 매니저는 "삼성전자가 충분히 올랐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외국 비메모리 경쟁 업체에 비해 주가가 싼 상황"이라며 "펀드에 추가적으로 담을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기 때문에 패시브보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액티브 펀드만의 '하나의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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